CJ ‘리베이트’ 임원 집행유예…제약업계 행보 달라질까
CJ ‘리베이트’ 임원 집행유예…제약업계 행보 달라질까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07.30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법 리베이트 투아웃제’…영업활동 ‘올스톱’ vs 신(新)리베이트 탄생
▲ @CJ헬스케어(전 CJ제일제당) 홈페이지 갈무리.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자사 의약품을 권유하며 34억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석희 CJ E&M 대표(전 CJ제일제당 제약사업 부문장)와 지모 씨(당시 제약사업부문 영업총괄 상무)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당시 CJ는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당사자 모두 처벌받는 '쌍벌제' 시행을 6개월 앞두고 미리 장막을 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이정석)는 지난 29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영업부문 총괄 직책인 지 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당시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이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사 12명에게는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각각 선고됐다.

앞서 강 대표와 지 상무는 2010년 11월 28일부터 시행되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쌍벌제’로 인해 영업 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그보다 앞선 5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의료관계자에게 총34억6000만 원의 법인카드(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재판부는 판결에 앞서 “피고인들이 불법 리베이트로 제약업계에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일반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특히 지 상무는 범행을 기획하고 주도해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기업 제약사 직원이 리베이트를 한 대가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데 대해 제약사들은 “잘못했으니 처벌받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말을 아끼는 추세다. 그간 의료계인들을 향한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제공은 비일비재했다. 적발되면 운이 안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영업으로 치부해왔던 환경 속에서 너나할 것 없는 공범이기 때문이다. 

‘불법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작한지 한달여. 제약계는 일단 몸을 사리는데 잠정 합의를 모은 듯 보인다.

지난 1일 시작된 이 제도는 불법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품에 보험급여 적용을 정지시키는 제도로 2010년 시행된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쌍벌제’의 한단계 진화된 처벌제로 통한다.

제도 시행 전부터 제약업계는 영업활동에 차질 빚을 것을 예상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이 제도가 제약업계의 영업 자체를 소극적으로 만들어 영업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의료관계자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을 하기엔 리베이트 영업이 너무 확산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보험급여 삭제라는 초강수에 영업활동은 사실상 올스톱인 상황이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후속조치가 제약업계의 리베이트를 더욱 음지로 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걸리면 끝장이라는 인식이 영업활동을 올스톱 시키거나 신(新)유형의 리베이트를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몇몇 업계의 부끄러운 행보가 자정노력에 나선 제약업계 전체의 의지를 욕보이고 있는 셈이다.

제약업계의 영업권침해를 불러온 ‘불법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지만, 이를 유도한건 업계가 스스로다. 초강력 제도에도 불구, 리베이트 관행이 다시 고개를 들면 제약업계를 더욱 옭아매는 새로운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어느때보다 제약업계 전체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