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 고의 파손으로 해외 전시장에서 불거진 갈등을 추스르지 못하고 에어컨 기술논란으로 2차 신경전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LG전자 임원 허모 씨 등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허모 씨 등은 지난 2009년 한국 에너지 기술 평가원이 공모한 ‘고효율 시스템 에어컨 연구개발 사업’에서 삼성전자의 계획서를 미리 입수, 내용을 추가·보완한 뒤 제출해 기술을 빼돌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삼성과 LG가 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기밀 유출 주체를 누구로 보느냐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직원이라는 점을 문제 삼아 산업스파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LG 측은 해당 직원이 퇴사했다는 이유로 개인 범행에 초점을 두고 있다.
검찰은 경찰 수사기록을 검토한 뒤 자료 유출 경로와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5일엔 삼성전자가 자사 세탁기를 ‘고의파손’했다고 주장하며 LG전자 사장과 임직원들을 고소해 검찰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2014 기간 직전, LG전자 HA사업본부장인 조성진 사장과 임직원 등이 베를린 시내 슈티글리츠 매장과 자툰 유로파센터에서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문짝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하는 장면을 CCTV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과 LG의 분쟁이 하루이틀이 아니라 업계에선 별일 아니라는 반응이다.
실제 두 회사는 지난 2012년에는 냉장고 용량을 두고 한차례 설전을 벌였고, 지난해에는 에어컨 시장 점유율로 신경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러한 분쟁에서 촉발된 소송들은 대부분 정부 합의에 의해 사건이 무마됐다. 이들의 소송전이 실제 법의 잣대를 들이댄 처벌보다 심리적으로 경쟁사를 위축시키는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말이다.
한편 삼성과 LG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일을 앞당기는 등 성공적인 판매를 위해 각자 셈법에 맞춰 일정을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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