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절대로 토목 공사에만 능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지 말아야”
[신종철 기자]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1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 부재’를 꼬집으며 작심한 듯 쓴소리를 냈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정치를 외면한 대통령’이라는 글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고 1~2년 사이 머리에는 백발이 성성하다. 그 만큼 일이 많고 힘이 드는 직책이기 때문에 그렇게 됐을 것”이라며 “그런 대통령에 비하면 한국 대통령은, 미안한 말이지만 ‘놀고먹는 자리’라고 느껴진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힐난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의 주인이 큰일을 추진하려면 우선 사람들을 만나고 특히 반대하는 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인데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런 일이 싫으니까, 야당 내에서 또는 여당 내에서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만날 생각을 하지 않고 남대문 시장에서 떡볶이 만들어 파는 아주머니들을 찾아가 담소를 나누니 무슨 일이 되겠습니까”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17대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가장 그럴 듯한 사업이 대운하 공사’였는데,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대학 교수들이 ‘환경 파괴’라는 이유에서 집단으로 반대 성명을 냈다. 그랬더니 정부가 계획하던 대운하 공사는 쑥 들어가고 잠잠해 졌다가 ‘대운하 공사’가 ‘4대강 살리기’로 둔갑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야당은 물론 반대하고, 여당 내부에도 ‘세종시 수정안’과 맞물려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그 안건들은 국회에 상정돼 둘 다 부결되고 말았다.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라며 “이런 일을 겪으면서, 앞으로는 절대로 토목 공사에만 능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확신에 도달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청계천 복원’도 서울시장 시절이니까 가능했지, 아마 대통령이 되어서 시작했더라면 착공만 했지 준공은 못했을 것”이라며 “사람 만나는 것은 싫어하는 대통령에게서 무슨 큰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아, 슬프다. ‘정치부재’의 대한민국이여!”라고 개탄했다.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Every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