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위한 빅이슈②] 파헤쳐보다
[홈리스 위한 빅이슈②] 파헤쳐보다
  • 서지연 기자
  • 승인 2015.03.06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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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빅이슈, 과연 어떤 곳일까?

홈리스의 자립을 위한 잡지 빅이슈입니다서울 지하철 출구 옆 빨간 조끼를 입고 잡지를 판매하는 아저씨를 본적이 있으신가요? 이들이 연신 외쳐대는 빅이슈1991년 영국에서 시작해 2010년 한국에 창간된 사회적 기업입니다. 자신의 이익이 중시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윤보다 사람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요? 한국에 빅이슈가 생긴 지 5. 이곳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이곳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편집자 주-

 

▲ 빅이슈를 들고있는 빅판ⓒ빅이슈 제공

[에브리뉴스=서지연 기자]1시간가량 진행된 빅돔 교육은 홈리스(Homeless,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홈리스에 대해 잘 모르는 빅돔 신청자들이 혹여나 빅판 분들과 함께하며 상처 되는 말을 하지 않을까 우려 섞인 당부의 말도 더했다.

영국에서 시작한 빅이슈, 한국에선 어떻게 시작했을까?

빅이슈는 영국 '더바디샵(The Body Shop)'의 창업자 고든 로딕(Gorden Rodick)과 존 버드(John Bird)1991년 창간한 대중문화잡지로 영국에서만 5천여 명의 홈리스들을 자립시킨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이다.

빅이슈가 한국에서 창간되기까지의 과정은 외국과는 조금 다르다. 외국의 경우 보통 기업차원에서 지원을 받고 발행 되는 반면 한국은 해외에서 빅이슈를 먼저 접한 독자에 의해 알려졌다. 독자들에 의해 시작된 빅이슈는 처음에는 온라인 동호회의 형태로 발돋움해 200910월에 비영리민간단체인 거리의 천사들의 도움으로 설립됐다. 이는 세계 40여개의 빅이슈가 있는 국가 중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만든 유일한 사례이다.

빅이슈가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심사위원들은 홈리스의 가능성을 의심했고 사회적기업의 전단계인 예비 사회적 기업조차 승인을 받지 못해 한시적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해야만 했다. 하지만 몇 년에 거친 노력 끝에 20105, 드디어 서울형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4년이 지난 작년에는 서울시우수사회적기업이 되었다.

▲ 잡지를 판매한 돈을 저축해 임대주택에 입주한 빅판ⓒ빅이슈 제공

사회적기업 빅이슈, 어떻게 운영될까?

빅이슈 직원이 되는 조건은 홈리스이기만 하면 된다. 이들 중 자립의 의자가 있는 이들은 특별한 자격 없이 빅판이 될 수 있다.

안녕하세요, 빅이슈 입니다. 일자리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빅이슈 직원들은 직접 서울역에 가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한다. 간혹 빅이슈 이거 판매 별로 안 된다면서? 차라리 공공근로 하는게 낫지하며 화를 내는 홈리스 분들도 계시지만 전단지를 통해 빅이슈 사무실로 찾아오는 분들은 적지 않다고 한다.

전단지를 받고 사무실로 찾아오는 홈리스에겐 자립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잡지 10부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권에 5천원인 잡지를 10부 다 판매하면 5만원의 수입이 생긴다. 이 수입으로 다시 책을 사서 판매하는 구조다. 5천원 잡지를 한권 팔면 절반인 2500원은 판매자에게 돌아가는데 빅판 들은 6개월 동안 이 돈을 모아 150만원을 저축 하면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있다. 월세를 3개월 이상 안내거나 일을 꾸준히 안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곳에서 최대 10년까지 살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20152월까지 33명의 홈리스가 잡지판매를 통해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19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홈리스노숙자

홈리스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신은경 판매국 팀장의 질문이었다. “게으를 것 같아요. 더러울 것 같아요. 무서울 것 같은데...” 교육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답변은 안 좋은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신 팀장에 따르면 초기 한 달 정도는 빅판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빅이슈 조끼를 입고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은 내가 예전에 홈리스 였다라고 커밍아웃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어 신 팀장은 홈리스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설명했다. 노숙인은 홈리스의 하위개념이다. 노숙인은 거리에서 사는 사람이고 홈리스는 단지 주거가 불안정한 사람을 일컫는다. 고시원, 월세 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홈리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에 함께한 참가자들 대부분은 몰랐던 사실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신 팀장은 홈리스와 노숙인은 다르다는 것을 주변에도 알려 홈리스 인식개선에 힘써 달라 당부했다.

▲ 빅돔활동을 하고있는 이지애 아나운서ⓒ빅이슈 제공

빅이슈의 든든한 지원군, 스타 빅돔

세계적인 가수 마돈나, 축구선수 베컴은 물론 미국 오바마 대통령까지도 빅 이슈의 표지모델로 재능기부를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하정우, 여진구 등의 연예인들이 표지모델로 재능기부를 했고 빅돔활동으로 아나운서 이지애와 최근에는 이승기가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빅이슈 판매국 신은경 팀장은 이렇게 도와주신 덕분에 빅이슈가 현재 한국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희망의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

빅이슈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한 후 다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외쳤다. 거리에 나가 사람들 앞에 서면 주눅이 들 수 있어 연습해둬야 한다는 신 팀장의 설명이었다.

빅돔 교육이 모두 끝난 후, 신 팀장에게 평소 궁금했던 부가적인 의문점에 대해 질문했다.

-잡지판매가 잘 되지 않아 보인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나?

보통 국가에서 사회적 기업을 승인하면 3년 동안 지원해 준다. 하지만 3년 기간 동안은 자립하기는 쉽지 않다. 빅이슈는 3년 동안 사회적 기업으로서 인건비 지원을 받았지만 기간이 지나 지원이 끊긴 상태다. 현재는 고용노동부 사회적 기업으로 3년 동안 지원받으며 운영하고 있다. 이마저도 연차가 갈수록 지원금이 줄어든다. 잡지판매만이 수익원이니 홍보에 더욱 힘써서 판매를 늘리는 방법 밖에 없다. 다큐3일이 방송된 후 잡지판매가 급격히 늘었다.

-잡지판매 외에 수익은 없나?

우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잡지판매가 90퍼센트다. 다른 사업도 하고 있지만 수익을 위한 부분이 아닌 인식개선 사업이다. 광고도 돈이 아닌 현물지급이 많아서 수익구조가 많지는 않다. 얼마 전에 일본 빅이슈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일본 빅이슈는 올해 10년차에 접어드는데 일본 역시 판매가 점점 부진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파운데이션(기금)을 만들었다. 유산을 후원하는 분들이 많아 기금을 통해 안정적인 구조가 됐다고 한다. 판매가 잘 되지 않아도 자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빅이슈 코리아는 판매가 안 되면 문 닫아야 된다.

-유동인구가 많거나 직장인이 많은 역은 잡지판매가 잘 될 것 같다. 역에 따라서 수익이 다를 텐데, 역은 어떻게 배정하나?

가용 포인트 제도가 있는데 아저씨 집이나 성격에 맞게 코디네이터가 논의하고 판단해서 연결해준다. 시간도 잘 지키고 판매 자세가 좋으면 유동인구가 많은 역으로 옮겨드린다. 한지 얼마 안됐는데 판매지 옮겨달라고 하시는 분도 있다. 이런 경우는 옮겨드리지 않는다. 꾸준하게 열심히 했는데도 판매가 되지 않는 역이면 옮겨드린다. 그런데 겪어보니 판매지 별로 판매가 안 되는 것 보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서 수익이 다르더라. 사람들이 판매지보다 판매원을 보고 사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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