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신승헌 기자] 60대 한국인 남성이 필리핀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오후 3시께 필리핀 수빅시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남성 변사체의 신원을 파악한 결과, 한국인 남성(60)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발견 당시 이 남성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고, 가슴에는 총상 흔적이 확인됐다. 숨진 남성은 필리핀에서 4년가량 머물며 개인 사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필리핀 내 한인 대상 살인범죄 실태
이로써 필리핀에서 피살된 것으로 밝혀진 한국인은 올해에만 5명이 됐다. 2013년에는 13명, 2014년에는 10명이었다.
2013년 필리핀 내 한국인 대상 살인범죄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살인사건 수)은 14.72건이었데 이는 중국(0.19건), 미국(0.095건) 등지에서의 한국인 살인사건 발생률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또 필리핀의 내국인 살인범죄 발생률(8.8건)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필리핀과 체류 한국인 수가 비슷한 베트남(8만6000명)에서는 같은 기간 한국인 피살사건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 필리핀에서 한국인 피살 사건이 많은 이유
이처럼 유독 필리핀에서 한국인 피살사건이 많은 이유에 대해 외교부는 “필리핀은 치안력이 약한데다 불법 총기도 많이 유통되고 있는데 우리 국민이 매년 백만 명 이상씩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년 째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오진석(36, 서울 마포구) 씨는 “필리핀인들이 한국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12일 내놨다.
오 씨는 한국인들이 필리핀에서 범죄의 표적이 된 이유에 대해 “한국인들이 여기(필리핀) 사람들을 가정부나 운전기사로 쓰고 집도 좋은데서 사니까 ‘부유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면서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현금을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한국인들을 ‘걸어다니는 ATM기(현금 자동 입출금기)’라고 여기는 것도 한 몫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필리핀에서 거주했던 최현욱(35, 경북 포항) 씨는 이와 관련해 “한국인들이 운전기사를 두는 경우가 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운전기사는 경호원 겸 현지 안내원이기도 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대책은 없나?
외교부와 경찰청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설치돼 있는 ‘코리안 데스크(한국인 대상 범죄 사건 전담)’의 인력을 올해 2명(현재 1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오는 17일부터는 세부분관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는 있지만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주된 평가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필리핀에서 범죄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조심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면서 ‘밤늦게 돌아다니지 않기’, ‘혼자 택시 타지 않기’, ‘강도를 당했을 때 저항하지 않기’ 등을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