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위험사회, 안전 관리 기본에 충실해야
[칼럼]위험사회, 안전 관리 기본에 충실해야
  • 최유경 기자
  • 승인 2015.03.3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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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래철]1년여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

경주의 한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및 세월호 참사, 많은 학생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안타까운 사고로 절대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우리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지만 대한민국은 무력했다. 기다림이 통곡으로 변하고 모두가 울었다. 그리고 모두가 반성했다. 모두가 죄인 된 심정이다.  

안전의 의미는 위험이 없거나 위험하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데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헌법 제10)라고 명시되어 있다. 

안전은 행복사회의 필수 요소이며, 삶의 질 향상과 행복한 사회의 전제조건은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다각적으로 재난과 안전의 기능을 강화한다고 하였지만 아직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는 것을 이번 사고가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기후변화와 산업의 발달로 인적 재난과 자연 재난은 점점 대형화, 다양화, 복잡화되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미지의 재난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고도의 다양한 위험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1986위험사회란 저서에서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은 실제로는 가공스러운 위험사회를 낳는다고 주장하고 현대인은 문명이라는 화산 위에 살아간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사회를 어쩔 수 없다는 것일까... 

복잡화되고 예상치 못하는 대형 재난을 나약한 인간으로서 막을 수 없다면 우리는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비슷한 작은 사고들이 여러 번 발생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의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그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한다면 아무리 큰 재난이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1920년대 미국 보험사의 허버트 하인리히(Herbert W. Heinrich)가 산업재해 통계 분석하다가 아주 흥미로운 통계 법칙을 발견했는데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발생하기 전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사고가 29번 있었고, 같은 원인으로 부상당할 뻔한 사건이 무려 300번이 있었다는 통계적 1:29:300 법칙을 발견하였는데 이를 하인리히의 법칙이라 한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어떠한 문제 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신속히 발견하여 대처하여야 하고 이러한 작은 징조가 있을 때 적절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의 대형사고가 이와 같은 하인리히 법칙의 작은 경고를 무시해서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월호 사건도 침몰하기 전에 여러 가지 위험한 사전 징후를 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졌다. 출항하기 전 해상에 깔린 짙은 안개, 세월호가 건조된 이후 두 번에 걸쳐 개조된 정황, 이로 인해 선박의 균형을 잡아주는 흘수선이 높아지고 복원력 취약 등의 징조가 보였으나 이를 무시한 결과로 전대미문의 사고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하인리히는 사고의 연쇄적 발생을 보여주는 도미노 이론(Domino Theory)도 발표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탐욕, 기타 바람직하지 못한 특징은 유전되고 또한 열악한 사회적 환경은 나쁜 유전적 특징을 더욱 강화하고, 신경질, 흥분, 무분별 등 인간의 후천적 결함과, 인간의 불안정한 행동이나 기계적, 물리적 위험으로 발생한 사고들이 모여서 작은 재해를 일으키고 나아가 도미노처럼 연속하여 큰 재해를 일으킨다는 이론이다.  

우리 속담에도 화불단행(禍不單行), 재앙은 혼자 오는 법이 없이 항상 겹쳐서 온다는 말이 있다. 

이번 세월호 사건 후에 연달아 일어났던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건,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건, 달리는 지하철에 불을 질러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살상하려한 방화사건 등,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사건이 터지는 해도 해도 너무하는 사건들이 계속하여 일어났다. 

사실 돌이켜 보면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나 1995년에 일어났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대형사고의 공통점은 큰 사고 전 작은 징조가 있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많은 생명이 희생되지 않았을 사고이.

또한 큰 사고만 나면 전국에 걸쳐서 호들갑스럽게 안전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는데 이마저도 형식적이어서 도미노처럼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예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인간이 초대한 대형 참사>라는 책을 쓴 제임스 차일스는 1788년부터 최근까지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에 의해 발생한 사고들을 다루고 있다. 그의 사례를 하나씩 살펴보면 결론은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어 있는 상황에서 기계의 작동과 인간의 실수가 만나는 순간, 대형 참사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휴먼 에러로 발생한 대형 사고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영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은휴먼 에러라는 책에서 에러를 계획되어 실행된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활동이 의도된 결과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그 실패가 다른 우발적 현상의 개입에 기인하지 않는 모든 경우라고 정의하였다.  

우리는 다양한 실패 메커니즘 속에 살고 있다. 과학이 발달해도 휴먼 에러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에러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이고 모순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 자연 재난, 인적 재난, 사회적 재난의 경계가 무의미한 시대에 살고 있다. 재해의 결과는 일상의 불안정과 시민들의 생명 및 재산의 손실은 물론, 사회통합을 어렵게 하는 계층 간의 분열뿐 아니라 신뢰감 상실로 시민복지 기초가 흔들리는 것이다. 삶의 질 향상 및 행복한 사회의 전제 조건에 국민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직도 바다에 갇힌 사람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아프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속도전의 생존경쟁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그 경쟁 속에서 안전의 기본마저도 잃어버리고 그 대가로 많은 재산과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  

이젠 속도와 효율만 좇지 말고, 멀리 보고 천천히 가자. 차분히 옆도 뒤도 살펴보면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가자(계속).

전국NGO단체연대 상임대표 이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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