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동주 기자] TV홈쇼핑 방송사와 납품업체 간의 갑질 논란이 여론의 뭇매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중소기업인이 익명으로나마 홈쇼핑 방송사의 갑질 실태를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이·미용 생활용품을 생산, 홈쇼핑 방송사에 납품한 바 있는 중소기업인 김동성(가명)대표는 2일 "마진을 유지하기 어려워 현재는 홈쇼핑 납품 진행을 중단했다"며 "사은품이나 고객들한테 주는 혜택이 워낙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CBS뉴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홈쇼핑 방송사에서 상품만 가지고 고객들에게 소개를 한다기보다 여러 가지 고객들에게 드리는 덤이나 사은품 같은 혜택 부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제조사가 아무래도 많은 출혈을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또한 "홈쇼핑에서 물류 입고비용이라든지, 또 반품 택배비, 회수 택배비 등을 모두 납품사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심지어 방송사에서 사용하는 포장하는 박스, 테이프 하나까지 홈쇼핑 마크가 적혀 있는 테이프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기준도 있어 관련 부자재 구입 등 부대 비용에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TV홈쇼핑 방송사와 납품업체 간의 계약 구조에 대해 "1시간 방송이라고 하면 홈쇼핑이 1시간 안에 가져가야 할, 홈쇼핑에서 제시하는 금액을 일부 선입금 한다"며 "나머지는 수수료 형식으로 또 한 번 홈쇼핑에 제공을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 상품당 100원을 판매한다고 볼 때 홈쇼핑에 지불하는 금액은 "적게는 25원~30원을 제공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며 "거의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45원~50원을 제공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방송사는 시간만 빌려주는 격"이 아니냐는 앵커의 질문에 "홈쇼핑 방송사에 여러 직원들도 많이 있고, PD도 있고, 쇼 호스트들도 있다"며 "방송사가 직원들을 빌려주는 대가라고 보면 된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 소속 김영환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정거래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소납품업체들이 철저한 을(乙) 입장으로 홈쇼핑 방송사로부터 각종 불공정거래 및 부당행위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 시장 파이가 커진 가운데 중소납품업체들이 홈쇼핑 방송사의 요구에 따라 ARS할인비용 등 판촉비용의 50% 이상을 부담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 행위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홈쇼핑 방송사가 가하는 불공정 사례로는 △TV홈쇼핑 측이 구두로 상품 제조를 요구하였다가 방송직전에 취소 △3회 방송 약속으로 계약한 뒤 첫 방송 후 매출부진을 이유로 나머지 방송일정을 취소 또는 변경 △회사 홍보 영상물을 특정 업체를 통해 제작토록 강요 하는 행위 등으로 파악됐다.
김영환 의원은 “중소기업 전용 채널로 출범한 홈쇼핑 방송사가 본래의 역할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중소기업들에게 대기업 납품업체에 비해 7.4%나 더 높은 수수료를 챙겨왔다"며 "공정위는 철저한 현장조사와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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