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자가 부자이다.
부자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자가 부자이다.
  • 에브리뉴스
  • 승인 2015.10.1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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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유종국 대표] 기부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 

195531녀의 둘째로 태어나 어머니는 항상 병상에 있었고, 아버지는 술로 매일 보냈다. 형은 어릴 적
탄피 폭발 사고로 손목이 잘렸기에 10대 중반의 나이에 가장이 되어 살았다. 중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여섯 식구를 먹여 살리고 동생 두 명의 뒷바라지를 하게 되었으니 어린 나이부터 참으로 지독한 생활이었다.
 
오리 농장부터 음식물 하역 처리장, 심지어 오징어 배에도 타봤다. 한 겨울에 밤새 무릎을 꿇고 생선을 걷어 올렸던 것 때문인지 아직도 무릎이 아파오곤 한다. 너무나도 힘들어 쥐약을 먹고 자살시도까지 했었지만 다행히 옆집 형에게 발견되어 죽지는 않고 3일을 끙끙 앓았던 것이 기억난다. 이때가 인생의 첫 번째 터닝 포인트였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두 동생을 뒷바라지하는 데 온 힘을 쏟았고, 그 후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동대문에서 막노동 한 것 외에 다른 직장을 전전하면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한양대 행정대학원을 나와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환경 최고 전문가 과정까지, 정말 꾸준히 열심히 살았다.
 
그러던 1991, 두 번째 터닝 포인트를 가져다준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인생 스토리를 모두 듣고는 함께 어린이를 돕자고 제안해 주었고, 나눔의 삶을 깨닫게 해주었다. 기부 인생의 시작을 끊어준 은인이다.
 
그때 시작한 어린이 재단 정기 후원은 지금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다. 벌써 25년째다. 1997IMF 외환위기 당시 사업이 망해 신용 불량자가 되었어도, 회사가 어려워 빚에 쪼들릴 때도 후원을 끊는 일은 없었다.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어려서 고생했던 생활을 떠올리며 그 시절보다 어렵겠느냐는 생각으로 버텨냈다. 후원을 중단한 적 없다는 점은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2006년 억대의 빚을 모두 갚아낸 후 기쁨에 겨웠던 것도 잠깐, 늦은 밤 귀갓길에 빙판을 밟고 미끄러져 왼쪽 눈을 크게 다치고 말았다.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사는 도로 안전시설 사업으로 이어졌다.
 
방음벽, 도로 안전 난간 등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전문 건설업인 솔로몬산업을 창업했고, 회사 매출의 1%를 기부하자는 새로운 목표도 세웠다.
 
스스로 나눔의 약속을 정하고 나누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초창기 2~3년은 적자였다. 매출액을 늘려야 기부액도 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을 아끼기 위해 집을 회사 근처로 옮기고도 매일 새벽 6시 반에 출근하며 업무에 몰두했다. 그러자 3년 차부터 매년 매출이 오르기 시작해 10, 20억을 지나 현재는 약 50억 매출액의 1%를 기부하고 있다. 베풀면 축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나눔의 축복은 물질적인 것뿐만이 아니다. 후원하는 아이 중에 예은이라는 아이가 있다. 예은이는 시각장애를 가졌는데도 피아노 치는 실력이 뛰어나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의지도 대단하다.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은 손길만 있으면 그들이 밝게 변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꿈을 키우면서 행복해하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의 상처와 몸의 상처가 모두 치유되는 것을 느꼈고, 2011년도부터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서울후원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단순한 후원자에서 후원자를 모집하는 기부 전도사가 된 것이다.
 
후원자 개발은 기존 후원자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눔이 얼마나 좋은 세계인지 가장 잘 아는 만큼 많이 전파하고 동참시키는 게 후원자들의 역할이다.
 
후원회장이 된 이후 콤스포럼’(민관 합동 창조경제인 모임) 부회장,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등의 요직을 자처하며 네트워크를 넓혀왔고, 주위 기업 임원들에게 개인 후원을 독려하고 후원자 개발을 해온 게 어느덧 5년째이다.
 
5년간 같은 이야기를 하니 이제는 도와주겠다는 중소기업 사장님들도 많아졌다. 후원회 임원이 된 사람도 있다. 이제 목표는 현재 약 30만 명 정도인 후원자를 100만 명까지 늘리는 것이다.
 
부자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자가 부자이다.
 
나눔과 봉사는 마음과 정신을 가득 채워주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람은 다른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 힘든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시길 바란다.
 
기부가 주는 기쁨을 알게 된다면 하루하루 일하는 것이 행복하고 더 많이 나누고자 열띤 인생을 살 수 있다. 평생을 가난과 씨름하는 아이들에게 앞으로도 베푸는 부자 부모가 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유종국 현)솔로몬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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