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는 전현직 기업 임원 아방궁?..."마주 10명중 6명이 재계 관계자"
마사회는 전현직 기업 임원 아방궁?..."마주 10명중 6명이 재계 관계자"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7.10.26 0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권 의원, 축발기금 납입액보다 더 많은 상금 챙겨
▲ 김현권 의원(news1).

[에브리뉴스=기자]축산 발전과 국민복지 증진을 모토로 한 공기업 한국마사회가 일부 전현직 기업 임원들에게 가장 큰 혜택을 베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에 따르면 한국마사회가 경마 시행을 위해 지급하는 경마상금가운데 80%를 독차지 하고 있는 마주 928명을 직업별로 구분한 결과 60%가량이 우리 사회의 부유층인 기업 경영인, 또는 기업 임직원 등 재계 관계자로 분류됐다.

마사회에 따르면 현직 마사회 임직원, 경마사무종사자, 조교사, 기수, 말관리 사, 선출직 공무원 등은 마주로 등록할 수 없지만, 현직 기업 경영인‧임원은 마주로 등록하는데 문제가 없어 재계관계자들의 마주 등록이 용이한 편이다.

마사회가 지출하는 경마상금은 한국마사회법에 따라 당기순이익의 70%를 납 입하는 축산발전기금과 달리, 이익 감소에도 아랑곳 없이 지난 10년간 연평 균 6%씩 늘어나 올들어 2200억원에 이르러 총지출액의 30%를 넘어섰다.

마사회의 당기순이익이 2011년 3350억원에서 2016년 2300억원으로 전반 적인 감소세를 지속하는 와중에도, 경마상금은 상승세를 이어온 것이다.

이에 반해 마사회의 축산발전기금 납입액은 경영이익에 따라 들쭉날쭉했으나 2011년 1835억원으로 부터 2016년 1691억원, 2017년 1596억원 등 전반 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축산업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마사회의 존 립 취지를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마사회는 경마상금의 상당부분이 마주에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 “마주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경주마 구입과 육성 등 투자비용으로 활용돼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올 8월 6일 현재 경주마 1마리 이상을 보유한 마주 876명을 기준으로 1인당 연평균 상금은 2억5114만원. 마사회에 따르면 마주가 조교사를 고용할 때 우선 경주마 훈련 능력과 우수 말관리사 확보 여부를 따지는데, 지난해 마주 1인당 국산마 투자액은 4400만원 안팎이다. 투자비용을 제외한 마주 1인당 연간 수입은 2억1000원에 달한다. 이는 마사회 임원급 연봉 수준이다.

마주 1인당 연평균 상금이 2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해서 대부분의 마주들이 짭잘한 수익을 올리고 있진 않다. 마주들간 양극화 현상은 매우 심각하다.

김현권 의원이 받은 2017년 1월~8월 마주의 상금수령 현황자료를 분석해 보면, 마주 1인당 연평균 상금인 연간 2억5000만원을 받는 마주는 148명으로 전체 마주의 13%에 불과하다. 이들이 전체 상금의 54%를 가진다. 반면상금을 한푼도 받지 못한 마주는 15%에 달한다.

서울마주협회는 2016년 연간 5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마주는 전체의 17%정도라면서, 62%가량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마상금 증가에도 불구, 경주마 수입금액과 (마사회 보유 우수마) 교배료 수입은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마상금 증가가 경주마 개량과 우수마 육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관세청 무역통계자료에 따르면 경주마 수입액은 2012년 116억원에서 2014 년 214억원까지 치솟았으나 2015년 150억원, 2016년 158억원으로 감소했 다. 마사회의 우수마 교배료 수입은 2013년 3억4000만원, 2014년 4억 4000만원으로 늘었지만 2015년 3억1000만원, 2016년 2억8000만원으로 줄었다. 마사회에 따르면 교배료 수입은 2014년 4억4000만원까지 불어났으 나 2015년 3억1000만원, 그리고 지난해 2억8000만원으로 줄었다.

비경쟁 상금 비중이 높아서 투자를 늘리기 위한 동기부여도 여의치 않다.우리나라 경마상금은 순위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경쟁성 상금보다 말관리비, 부가순위상금 같은 비경쟁성 상금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을 하지 않고 순위와 관계없는 상금이 더 많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경마본부의 경우 비경쟁성 상금은 73%다. 이중 순위와 무관하게 지급되는 부가순위상금 비중이 20%에 달한다. 부산경남본부의 비경쟁성 상금비중은 61%다. 서울과 달리 부산‧경남의 경우 부가순위상금이 없다.

서울보다 경쟁이 격한 만큼 부산‧경남 말관리사나 조교사의 근무 여건은 나쁠 수 밖에 없는 노릇. 실제로 서울경마본부와 부산경남경마본부의 말관리사 고용구조가 다르다.

서울의 경우 부산‧경남과 달리 조교사 개인이 아닌 협회가 말 관리사를 고용 해서 조교사에게 공급한다. 따라서 마주-조교사-말관리사로 이어지는 수 직적인 관계 형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덜한 편이다.

마사회는 매출액의 10%에 해당하는 레저세를 감면받는 혜택을 누리고 있 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부산‧경남경마공원 시행경주에서 발생하는 교차 투표매출액(부산‧경남 장외발매소 매출액 제외)에 대한 레저세․농특세액의 20%, 693억원을 감면받았다. 또 2010년부터 제주경마 중계 매출 가운데 제주지역 발생분을 제외한 나머지 매출액에 대한 레저세를 감면받고 있다.

마사회는 2012년 레저세 167억원을 감면받았고, 해마다 마주와 협의해서 결정하는 경마상금은 전년보다 146억원을 더 지출했다. 2017년엔 84억원의 레저세를 감면받았지만 경마상금 지출액은 전년보다 60억원 더 늘어났다. 정부‧지자체가 경마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배려한 레저세 감면 혜택이 궁극적으로 마주들을 위한 경마상금 인상에 쓰인 셈이다.

마사회의 경마상금이 지나치게 마주에게 치우치면서 형평성 문제도 심각한 실정이다. 마주는 숫자에 비해 상금 배당몫이 큰 반면 말 관리사는 숫자에 비해 배당몫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 13일 현재 서울, 부산‧경남, 제주 지역의 경마 구성원 2,091명의 구성 비중은 마주 48.8%, 조교사 4.9%, 기수 6.4%, 말관리사 39.9% 등이다. 이에 비해 서울과 부산‧경남의 경마 구성원 경마상금 비중은 마주 78.6%, 조교사 8.7%, 기수 4.8%, 말관리사 8%다.

말 관리사에 대한 차별대우는 마사회 법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한국마사회법 제32조의 2에 따르면 말산업발전위원회 위원 위촉대상은 관계 공무원, 전문인력 양성기관 대표자, 마주‧조교사‧기수‧말생산자단체의 대표자라고 못박고 있다. 말 관리사의 대표자는 말산업발전위원회에서도 배제됐다.

마사회는 경마상금의 지속적인 증가로 마사회 경영부담이 커지고 경마정책을 둘러싸고 마주‧기수‧조교사‧말관리사‧생산자간 갈등이 고조돼 안정적인 경마 시행을 가로막을 수 있는 단점이 있음에도, 시행기관과 참여자의 엄격한 분리를 통한 공정한 경마시행 기반 조성, 그리고 국제 보편의 체계를 도입해서 경마 국제화를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96년 6월까지 시행된 마사회 단일마주제 보다는 현행 개인마주제 유지한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마사회는 말관리사를 조교사 개인이 고용하는 것과는 달리 서울처럼 부산‧경남 말관리사 고용을 조교사협회가 떠맡는 것에 대해선, “마사회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사안으로 조교사와 관리사간 합의에 의해서 가능한 방식”이라며 “마주의 투자의욕 저하와 국내 말생산 둔화, 개별사업자의 경영권 침해와 파견법 위반 논란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마주제 틀을 유지하면서 마사회가 말관리사와 조교사를 직접 고용해서 조교사협회 운영비 부담을 줄이고 관리사와 조교사의 권익을 신장하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마사회는 “경마의 공정성과 고객신뢰 확보, 말산업 발전을 위해 국제 보편의 현행 제도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면서 “조교사와 말관리사의 권익 신장을 위해 적정 수준의 금전적 보상과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권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축산업의 발전과 국민복지 증진, 그리고 말산업의 발전을 내세우고 있는 공기업인 마사회가 마주의 이익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축산발전기금 납입액을 더 늘리고 개인마주제를 당장 바꿀 수는 없더라도 재계관계자들에게 치우친 현행 마주 등록방식을 개선해서 말생산자 작목반이 참여하는 지역 농‧축협 법인 마주를 늘리고, 말생산과 경마를 통한 이익이 농촌과 농민에게 고루 분배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경쟁을 통한 공정성 확보에 매달리기 보다 서울식 조교협회의 말관리사 고용방식을 부산‧경남, 제주에 까지 확대하는 방법, 그리고 마사회가 말관리사나 조교사를 직접 고용해 권익을 드높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서 수직적 불평등 관계 해소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