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남주 기자]올 상반기 주요 시중은행의 영업실적이 최근 공개됐다.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 등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월 기간 동안에 은행별로 1조3000억원에서 2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 2조원에 육박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KB금융그룹에 이어 우리은행도 ‘깜짝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그룹은 ‘반기 최대’ 기록을 세우며 중간배당을 결의하는 등 영업실적 잔치를 벌일 모양새다.
지난 주말 실적을 발표한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1조305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늘어난 2조764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그룹도 2005년 12월 지주사 설립 이후 반기 기준으로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3038억원이라고 발표했다. 그룹의 이자이익(2조7420억원)이 지주 설립 이후 사상 최대치였다. 하나금융그룹은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주당 400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이들 두 은행보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1조9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4조340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리딩 뱅크들이 대박 실적을 냈다. 무엇보다도 이들 은행들이 이자수익을 짭짤하게 올렸다.
그런대 이 대목에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일부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챙기는 과정에서 온갖 편법과 술수를 동원해 가산금리(스프레드 : spread)를 높이는 방식을 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가산금리를 높이면 그만큼 은행이 챙겨가는 예대마진 폭이 커져 은행 수익은 늘지만 상대편에 있는 대출 수요자, 즉 소비자들은 더 많은 이자를 내게 되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달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가산금리 부당 적용은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면서 대출자의 소득 금액을 줄이거나 담보를 누락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뤄졌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은 소득이 낮을수록 상환능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가산금리를 높였는데, 이 스프레드를 붙이면서 대출자의 소득이 있는데도 소득이 없다고 입력하거나 실제보다 적게 입력했다.
또 다른 경우 담보비율(담보가액/대출액)이 낮을수록 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높게 적용했는데, 담보를 제공한 대출자에 대해 담보가 없는 것으로 전산 입력, 가산금리를 높게 적용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사례에 대처키 위해 금융기관들이 소비자들에게 금리 산정 내역서를 제공해 대출금리의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부당하게 부과한 높은 이자는 아예 소비자들에게 되돌려주기로 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은행권이 이자실적에 표정관리만 할 때가 아니다. 차주(借主) 모르게 은근슬쩍 ‘깜깜이’로 대출이자를 올리는 행태는 이제 버려야 할 때다. 이참에 금감원도 대출이자 결정과정을 투명하고 합리적인 방향에서 개선해 나가도록 관리감독에 나선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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