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시 재생 중인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 그리고 스타트업
[기자수첩] 도시 재생 중인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 그리고 스타트업
  • 정지인 기자
  • 승인 2018.08.0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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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정지인 기자]도시 재개발은 낙후된 지역을 철거하고 새롭게 짓는 반면 도시 재생은 지역에 거주하던 주민과 상인들이 함께 지역을 더 살기 좋게 하면서 재개발과는 달리 ‘참여’라는 특징을 갖는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의 기지로 재도약을 꿈꾸는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는 재개발이 아닌 재생 사업의 일환이다.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까지, 그리고 1970년대부터 1980년대 까지 각각 컴퓨터와 주변기기, 디지털카메라, 게임, 소프트웨어 등 각종 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산업의 중심지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온라인 쇼핑몰의 확산과 낙후된 시설로 상인들이 이주하면서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는 이전의 명성을 잃고 한마디로 죽은 상권이 됐다.

먼저 재도약을 꿈꾸며 도시 재생을 시작한 세운상가는 지난 2014년 서울시의 ‘다시 세운 프로젝트’로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산업 기지를 목표로 출발했고 이어 지난해 용산전자상가도 마찬가지로 서울시의 ‘Y 밸리 혁신사업’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메이커 시티를 향해 첫 발걸음을 뗐다.

하지만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 모두에 추가된 요소가 있다. 바로 ‘스타트업’

박원순 시장은 올해 4월 Y 밸리 혁신 선포식에서 용산전자상가의 Y 밸리 혁신사업의 Y 밸리는 모든 아이디어를 실험해 볼 수 있는 YES, 젊은이들의 일자리 허브 YOUNG, 우리가 함께 만드는 YOU&I의 뜻으로 청년 스타트업 플랫폼이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 혁신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실제로 용산전자상가 내 Y 밸리는 청년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창업을 위한 맞춤 공간이었다.

5월 7일 방문 당시 세운상가, 왼쪽이 기존 상가 오른쪽이 청년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사진=정지인기자)
5월 7일 방문 당시 세운상가, 왼쪽이 기존 상가 오른쪽이 청년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사진=정지인기자)

또한 세운상가 역시 청년 스타트업과 세운상가의 장인들의 협업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산업 기지로 나아가고자 한다.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공간은 세운 메이커스 큐브로 이는 도심창의제조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세운상가 일대의 활성화를 촉진할 청년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있다.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의 도시 재생의 중심이 스타트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8월 3일 방문한 세운상가, 3개월 전 방문처럼 손님은 잘 지나다니지 않아 죽은 상권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듯 보였다(사진=정지인기자)
8월 3일 방문한 세운상가, 3개월 전 방문처럼 손님은 잘 지나다니지 않아 죽은 상권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듯 보였다(사진=정지인기자)

도시 재생은 지역에 거주하던 주민과 상인들이 함께 더 잘 살기 위함인데 들어온 스타트업이 더 잘살기 위함으로 바뀐 듯하다.

물론 스타트업이 더해져 모두 함께 잘 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를 취재차 올해 2,3번 가량 방문을 했지만 죽은 상권이라는 이미지는 지워지지 않았고 죽은 상권 가운데 노른자처럼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이 잘 마련돼 있다는 인상만을 받았다.

실제로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에서 오래 계신 상인들에게 물어봐도 여전히 손님이 없고 새로 입주하는 상인도 없다고 한다.

처음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를 방문하기 전엔 청년 스타트업들과 오랜 시간 상가를 지키고 계시는 장인들이 함께 으쌰으쌰 하는 그림을 상상했으나 전혀 교류는 없어 보였다.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상인들과 스타트업의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도시 재생 사업이라는 말은 무색해지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그저 스타트업 지원 사업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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