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원 기자] 지난 4월 농심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辛)라면의 고급화 브랜드인 ‘신라면 블랙’이 출시 4개월 만에 생산을 중단한다. 30일 농심은 신라면 블랙에 대한 생산을 이달 말까지로 제한하고 다음 달부터 잠정 중단해 해당물량의 소진될 때까지만 판매한다고 밝혔다. 농심의 이 같이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요인은 ‘판매부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당시 신라면 블랙은 1개당 1600원의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급화전략’ 마케팅이 성공을 거둬 4월 출시 첫 달에 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5월 이후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경기침체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질적인 이익은 출시 후 두 달을 제외하고는 영업이익을 밑도는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신라면 블랙에 대해 허위·과장광고 혐의를 들어 1억 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점 등 정부의 제재 역시 판매 부진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떠올라 최근 오픈 프라이스 제외까지 겹치면서 소비 심리의 위축을 초래한 것이 생산 중단을 가져온 원인으로 판단된다. 이에 농심의 한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의 매출 부진으로 다음 달부터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고객 니즈에 맞는 새로운 라면을 개발해 선보일 것이라며 “신라면 블랙은 원자재가격을 감안하면 월 매출이 60억 원 이상 돼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며 지난 6월부터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