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FTA 본회의 연기, '여론 역풍 vs 국회 난장판' 부담됐나?
국회 FTA 본회의 연기, '여론 역풍 vs 국회 난장판' 부담됐나?
  • 박봉민 기자
  • 승인 2011.11.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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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민 기자] 10일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 개최가 취소됐다. 당초 FTA를 제외한 나머지 법안만을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는 열기로 했으나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본회의 개최 자체를 아예 취소해버린 것이다. 따라서 FTA는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서로 물리적 충돌에 부담을 느낀 여야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서 야당의 물리적 저지를 뚫고 강행처리할 경우 닥칠 수 있는 여론의 역풍이, 민주당으로서도 물리력을 동원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 경우 닥칠 수 있는 여론의 뭇매가 두려웠던 것이다. 특히 총선과 대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이 먼저 나서서 강행처리하거나 물리적으로 저지하기엔 부담이 됐던 것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한나라당 소속의 남경필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장은 9일 “여야 합의를 통해서 원만하게 처리하는데 중심을 두고 기다려 보겠다”며 “민주당이 당론을 결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역시 한미 FTA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ISD에 대한 폐기 약속만 미국으로부터 받아오라는 것이다. FTA 찬성을 위한 일종의 명분 쌓기인 셈이다. 결국 이번 연기는 시간을 좀더 갖고 서로 모양 좋게 해결해보자는 양측의 이해가 통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끈다고 해서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청와대의 압박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김효재 정무수석이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면서까지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ISD 폐기를 위한 재협상’에 대한 정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민주당을 설득할 재료도 없는 셈이다. 민주당 역시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ISD 폐기’를 주장하고는 있지만 이 문제가 정말 해결된다 하더라도 다른 야당들을 설득해야하는 문제가 남는다. 민주노동당 등은 ISD 뿐만 아니라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통합을 논의 중인 민주당으로서는 다른 야당들의 반대를 무릎 써 가면서까지 한미 FTA에 찬성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인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한미 FTA는 누가 먼저 총대를 메느냐하는 문제가 되고 말았다. 먼저 총대를 메는 쪽이 더 많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 국회 본회의는 오는 24일로 예정되어 있다. 보름 정도 남은 시간에 한미 FTA의 원만한 처리를 위한 특단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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