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의 멸종, 1% 대 99% 싸움...기득권층이 점령한 사회, 미래는 있나?
중산층의 멸종, 1% 대 99% 싸움...기득권층이 점령한 사회, 미래는 있나?
  • 박지영 기자
  • 승인 2012.09.11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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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터뷰]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3세 승계, 기업을 다스릴 능력이 있다면 상관없다. 능력이 있고 법을 지키고 깨끗하게 기업의 대를 이어간다면 뭐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어두운 면들로 인해 안 좋은 소리를 듣고 손가락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지난 5월 23일 세계미래포럼 이영탁 이사장의 첫 장편소설 『이(李)정(鄭)구(具)-벌족의 미래』가 출간됐다. 이영탁 이사장은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과 한국거래소 초대 이사장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미래 관련 교육·연구기관인 세계미래포럼을 설립해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 설계와 미래를 맞이 하기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이정구-벌족의 미래』는 저자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 책은 읽고 난 후 소설이 아닌 ‘현실 속의 한국 재벌 총수들은 과연 주인공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남긴다. 세계미래포럼 이영탁 이사장을 만나 책을 쓴 계기와 현 경제사회에 필요한 바람직한 모습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정구 - 벌족의 미래』 저자 세계미래포럼 이영탁 이사장


<다음은 일문일답>

― 제목의 의미와 더불어 1%의 벌족에 대해 설명한다면.
▲벌족(閥族은) 소위 잘나가는 소수의 기득권층으로서 대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있는 각 분야의 고위층 인사들을 말한다. 그들 중에서도 특히 일반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양극화의 진전에 따라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사회, 중산층의 멸종, 1% 대 99% 간의 싸움, 이미 전 지구적 현상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1%가 앞에서 말한 벌족이다.

벌족이란 사전에는 대대로 벼슬을 한 집안이라고 나와있다. 옛날에는 관에서 벼슬을 하는 것이 벼슬이지만 요즘은 정치도 있고 돈 버는 것도 있고 예체능도 있고 벼슬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그래서 벌족을 다시 구분을 해보았다. 돈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 재족(財族), 정치를 하는 정족(政族), 그리고 정부에 있는 관족(官族), 법족(法族), 언론계에 있는 사람들 언족(言族), 의료기술을 가진 의족(醫族), 교직에 있는 교족(敎族), 종족(宗足), 노조에 있는 노족(勞族) 등으로 나누었다.

이정구는 벌족 중 재족에 관한 이야기다. 이정구라는 이름은 3개의 큰 회사의 대표들의 성을 따다 만든 이름이다. 당대 최고의 재벌총수의 이름을 이정구라 하고 이정구의 과오가 아닌 70먹은 이정구의 미래이야기다. 이 사람이 앞으로 이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 사람이 이렇게 살아가면 본인도 진짜 행복해지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도 그를 신뢰하고 존경하게 되는 그런 길이 없겠느냐. 그 길을! 이정구가 미래에 살아갈 바람직한 미래를 쓴 것이다.

― 경제에 관한 전문서적들은 종종 내놓으셨다. 소설은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전문서적이 아닌 소설로 써야하는 이유가 있었나.
▲작년 연초에 아프리카 튀니지를 시작으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났다. 튀니지, 이집트, 시리아 이런 곳에서 수 십년 묵은 독제정권들이 몇달만에 막 무너진다. 시민혁명이다. 거기에는 SNS가 큰 역할을 했다. 이런 것은 선진국이 더 발달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 후진국에서 시민들이 부숴버리고 싶은 것은 독재 권력들이겠지만 선진국은 어디겠는가. 기업권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영국에서 시민폭등도 있었고 미국의 월가를 중심으로 가진 자에 대한 반대시위가 월가를 중심으로 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되기도 했다. 그런 것을 보고 1%와 99%간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어가지고 격화가 되어서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데... 어디로 갈 것인가? 거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지식인들 언론들 정부, 어디한 곳 대안,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쟁, 전쟁, 문제다, 문제다, 라고만 할뿐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을 처음에는 그냥 책으로 쓰려고 했는데 내가 봐도 재미가 없더라. 이래서 누가 읽겠느냐 싶더라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뭘까 하고 찾은 것이 소설이다.

― 소설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 소설을 쓰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물론 어려웠다. 어려운 점이 많았다. 글로 표현이 잘 안되어 표로 그려 넣기도 했다. 사회 운동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바뀌어 가야하지 않나, 이래야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시작을 하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겠느냐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재미있게 썼고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이야기 해주더라. 재미있게 쓰기 위해서 각장마다 스토리를 만들어 넣었다. 인생메시지, 미래 메시지 같은 것을 많이 넣었다. 재미도 있겠지만 배울 점도 많을 것이다. 인생 공부 미래공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첫 장이 주인공과 미래 학자가 만나는 것이다. ‘우리기업들이 영업 잘해서 이익도 내고 있고 해외 나가서 성과도 내고 있고 돈 벌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부 같은 것도 많이 하지 않느냐 근데 왜 사람들이 우리를 공격을 계속해대느냐’하는 것이 주인공이 가진 궁금증이다. 그랬더니 이 미래 학자가 보여드릴 것이 있다며 두 가지 동영상을 보여준다.

하나는 천수만 가창오리 떼고 하나는 북한의 매스게임동영상이다. 천수만의 가창오리 떼는 30만 마리가 한 번에 날아오른다. 매스게임도 장관이다. 일사분란하게 장면을 연출한다. 둘 다 보기 좋은 장관이다. 오리 떼들에게는 리더가 없다. 연출가도 없다. 누가 하라고 시키는 사람도 없다. 걸음도 재대로 못 걷는 것들끼리 모여 날아오르며 멋진 장관을 보여준다. 공통점은 누구하나 실수하면 전무 무너지는 것이다.

미래 학자가 질문한다. ‘지금 회장님네 회사는 어느 쪽입니까?’ 제일 돈만은 재벌그룹총수에게도 고민이 많다. 기업의 현재는 잘되고 있지만 미래를 보면 굉장히 불확실하다. 또, 자식들도 썩 미덥지 못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70대다 보니 평범한 사람으로써의 행복을 누리고 싶은데 갈수록 헤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어깨는 무거워 지고 갈수록 내 짐이 커지고, 사방의 벽이 나를 조여 오는 압박감...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갈등 속에 있다. 그렇지만 일반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는 가진 것 다 가지고 누릴 거 다 누리고 사는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

그런 주인공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삶으로 내려오는 과정, 행복을 찾아가는 그 과정은 사람이 고행의 과정을 거쳐 해탈을 하고난 뒤 그렇게 해서 무한한 행복의 경지로 들어서는... 사람이 앞으로 진정한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절대 쉬운 과정이 아니다. 고행 엄청난 고행의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 과정을 그린 것이다. 내가 글 쓰는 재주가 모자라 잘 그려내지는 못했지만 뜻은 그것이다.

― 재벌 3세의 승계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기업을 다스릴 능력이 있다면 상관없다. 능력이 있고 법을 지키고 깨끗하게 기업의 대를 이어간다면 뭐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어두운 면(탈세, 무능력 등)들로 인해 안 좋은 소리를 듣고 손가락질을 받게 되는 것이다.

― 바람직한 1%의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1%가 나쁜 짓을 많이 했죠. 그렇다고 99%가 착하기만 하냐. 그것도 아니다. 99%도 문제가 많다. 그러나 1%와 99%가 서로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싸우기만 하면 되겠습니까. 누구 잘잘못을 떠나 1%가 먼저 양보하고 나누고 배려하고 같이 이해하고 참여하고 손해보고 희생도하고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99%도 저 사람들이 진정으로 변하려고 하는구나 자신도 변화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99%도 변해야한다.

전체가 변해야 세상이 좋은 세상으로 변할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첫 단계로 재족의 대표고 벌족의 상징인물인 당대 최대 재벌총수 이정구가 지금까지의 생활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 반대로 99%의 바람직한 모습은.
▲새 중에 제일 큰 새이며, 새 중에 가장 오래 날 수 있는 새가 있다. 나그네새다. 키가 1M 양쪽 날개를 모두 펴면 4M나 된다. 그 새는 창공을 끝없이 난다. 하지만 이새가 땅으로 내려오면 날개가 너무 길어 뒤뚱뒤뚱 걷는다. 하늘에서 멋있게 날아다니는 새가 내려오면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해 주어야한다. ‘걸음도 못 걷고 뭐 그래!’ 욕하면 안 된다. 그럼 안내려온다. 하늘에서 잘날 수 있는데 왜 내려오겠느냐 이 사람이 땅을 내려와서 뒤뚱거리지만 그곳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보통 일반사람들이 그 과정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이해해주어야 한다.

지도층 인사들이 더 겸손하고 배려하고 때로는 더 손해보고 솔선하고 이런 것들을 이해해서 저 사람들이 확실히 달라졌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한다. 벌족들이 정말 잘 해야한다.

돈 많은 사람을 부러워한다. 부러워는 하지만 존경은 안한다. 그 사람이 될래 물어보면 그건 아니라고 한다. 그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 가진 권력을 부러워하는 것이다. 그 사람 자체를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나아가 존경해야한다. 정말 열심히 했다면 그에 비례해서 존경도 받아야하지 않나. 그런 문제를 제기하고 ‘그런 길로 가세요’ 안내하는 책이다.

― 1%와 99%가 융화되어 100%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돈으로 살 수 없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원래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것이다. 내 소유의 재물이 있다한들 잠시 보관하는 것일 뿐이지 영원히 내 것이 아니다. 죽을 때 빈 것 으로 가는데 잠시 내손에 있을 뿐이다. 재벌을 욕하는 책이 아니고 주인공이 고행을 거쳐 좋은 길로 가도록 안내해주는 책이다. 그러한 것들이 가능하도록 하자면 사람들이 손가락질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재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재벌 중에서 제일 좋은, 정말 욕을 할 수 없는 재벌의 모습은 재벌이 만들어낸 제품이다. 제품은 세계최고이다. 자랑스럽다. 제품을 보면 욕할 것이 별로 없다. 기업을 보면 회사를 보면 회사도 보면 우리 경제 과정에서 생산하고 수출하고 투자하고 고용하고 우리 경제 발전을 이룬 주역이다. 해외에 나가 보면 삼성 현대 엘지 홍보 판들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정말 자랑스럽다. 그런데 좋은 측면이 있는가 하면 다른 면도 있다. 또 하나는 권력 재벌의 권력에는 어두운 면이 많이 있다. 정권을 물려받으며 세금을 잘 냈느냐 정말 경영능력이 있어가지고 물려받은 것은 아니냐. 재벌이 만들어낸 제품, 재벌의 회사, 재벌의 오너 등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평가는 다르다. 오너의 행태 오너 이 사람들의 자기 이미지를 높여감으로써 회사도 좋아지고 제품도 좋아지는 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아져야 한다,

―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은.
▲두 번째 이야기로 ‘정족’이야기를 쓸 계획이다. 3탄부터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방식을 통해 많은 전문가들과 관심 있는 일반인들과 함께 집필에 참여해 관족, 법족, 언족 등 여러 분야의 책을 동시에 출간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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