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작업 환경 왜곡 홍보 논란...ICHO 사무총장 “보도자료 삭제 요구”
삼성 반도체, 작업 환경 왜곡 홍보 논란...ICHO 사무총장 “보도자료 삭제 요구”
  • 박봉민 기자
  • 승인 2012.04.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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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검증받았다고 한 적 없어, 보도자료 삭제 요청도 없었다”
[박봉민 기자] 지난 3월 21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산업보건위원회(ICOH) 2012년 학술대회에서 미국의 산업안전 컨설팅 업체인 ’인바이런‘사는 삼성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인바이런의 조사담당관 린다 델은 “삼성의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해 과거의 작업환경을 첨단 기법을 통해 재구성해 검증한 결과 작업자에 대한 위험인자의 누적 노출 수준이 매우 낮아 질병을 유발할 만한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모든 위험요소는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가 있은 다음날인 22일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보건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근무환경이 이상이 없다는 인바이론社의 재조사 내용을 검증 받은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대해 과장 왜곡 홍보라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 연구가 삼성전자의 의뢰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즉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성의 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대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은 “이 연구는 시작 단계부터 독립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을 받아왔다”며 “그러나 삼성과 인바이런은 이런 비판에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연구 종료 이후 그 결과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기업이 자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산업보건과 과학의 이름으로 친기업적 엘리트를 앞세워 노동자들의 건강권 요구에 반대하는 연구를 생산‧유통하고 그 과정에 학계의 이름을 동원하며 사실을 호도하는 문제는 삼성과 삼성에서 직업병을 얻은 피해자들만의 문제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은 또 있다. 삼성이 자신들이 의뢰한 연구결과 발표를 마치 ICOH로부터 인정받은 것처럼 홍보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보도자료에 대해 ICOH의 세르지오 라비콜리 사무총장이 “국제산업보건위원회는 산업보건 전문가들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장이니 어느 기업에 대해서 편들어주거나 개입하거나 검증한 적이 없다”며 “삼성은 위원회와 관련한 이름과 언급을 즉시 삭제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삼성측에 발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위‧과대 홍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ICHO로부터 보도자료와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과의 전화통화에서 “보도자료 제목(근무환경 조사결과, 국제산업보건 학술대회서 발표)에서부터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했다는데 의미를 뒀고 그래서 제목도 라고 했다“며 ”다만 보도자료 내용 중에 삼성전자 임원의 말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에 대해서 검증을 받았다는 멘트가 들어가 있는데 그것은 사실 우리가 ICHO로부터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니라 산업보건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그들에게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지 ICHO로부터 검증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반도체의 근무환경과 근로자 건강과 관련한 인과관계의 입증 문제에 대해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지난 25일 반올림이 주최한 관련 기자회견에서 “과학의 엄정함이나 논리, 근거를 갖추려는 흐름이 완전히 없어질 수는 없겠지만 과학이 완벽하게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문제가 없음을 입증하라’는 책임과 ‘문제가 있음을 입증하라’는 책임이 대결하고는 하는데 이럴 때 사회 전체의 발전 방향과 형평성을 고려할 때 힘과 지식이 더 큰 사람에게 입증의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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