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윈도우 XP의 속박에서 벗어나라
[칼럼]윈도우 XP의 속박에서 벗어나라
  • 오힘찬 칼럼리스트
  • 승인 2013.04.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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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 오힘찬 칼럼리스트]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어떤 것인가? 대부분 ‘윈도우(Windows)’라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윈도우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가? XP 또는 7이라고 답할 것이다. 웹 통계업체인 넷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의 전 세계 윈도우 XP의 점유율은 40.7%였으며, 윈도우 7은 44.7%를 기록했다. 두 버전이 PC 운영체제 시장을 지탱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둘의 나이 차는 무려 8살로 작년에서야 윈도우 7이 윈도우 XP의 점유율을 따라잡은 것. 하지만 여전히 높은 윈도우 XP 점유율 때문에 이후 출시된 윈도우 비스타보다 오랜 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소프트웨어 지원을 해왔었다. 그랬던 지원이 1년 뒤면 중단된다는 소식이 국내 윈도우 사용자들을 강타했다.

한국MS는 지난 8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내년 4월 8일을 기점으로 윈도우 XP에 대한 지원을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윈도우 XP를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최신 하드웨어 드라이버나 온라인 기술 지원, 보안 업데이트 등의 윈도우 사용에 꼭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탯 카운터에 따르면, 올 3월 국내 PC 중 윈도우 XP 사용 비율은 32.9%이며, 약 1,500만 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정용 PC도 있지만, 대부분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PC방, 영세업체들로 지원이 중단되는 순간 몇백만 대의 컴퓨터는 무장해제 상태가 된다.

이런 윈도우 XP 지원 중단 소식은 사실 오래전부터 개발자들 사이에서 있었던 것이다. MS는 작년부터 종료 카운트다운을 시작했으며, 12년 5개월 간의 기술 지원에 마침표를 찍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종료 1년 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8일, 다시 기자회견을 하면서 상기시킨 것이다. 윈도우 XP 지원이 종료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먼저 보안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나 계속해서 XP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보안 문제를 떠안아야 한다. 그리고 최신 드라이버의 추가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호환성이 떨어지게 되고 사용에 제한을 받게 된다. 이미 악성 코드의 대부분이 윈도우 XP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고 더는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에 MS도 더 이상의 지원은 무리다.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선 상위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꼭 해야 한다. 윈도우 XP가 종료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윈도우 98 지원 중단 때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사용 비율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다.

12년 동안 윈도우 XP가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윈도우 XP 이후 등장했던 비스타는 완전히 망했다. 하위 호환은 커녕 호환되는 프로그램조차 제대로 구동되지 않기도 했으며, 느리고 버그 투성이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비스타를 멀리했었다. 그리고 2년 후 이를 개선한 윈도우 7이 출시되었는데, 이미 비스타로 신뢰를 잃은 탓에 윈도우 7의 교체가 빠른 편도 아니었고 오랜 시간 윈도우 XP에 맞춰 사용자들이 컴퓨팅을 해왔기 때문에 바꿔야 할 이유도 와 닿지 않았었다. 덕분에 윈도우 7로 이행 할 동안 가장 점유율이 높은 윈도우 XP를 계속 지원을 해야 했다. 그게 이유다. 애초 윈도우의 제품 지원 기간은 출시 후 5년으로, MS는 윈도우 XP에 7년이나 더 지원을 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윈도우 제품을 구입한 사용자는 얼마나 되는가? 거의 없다. 왜냐면 운영체제 시장에서 제품 선택이 빠져있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윈도우를 구입할 수 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MS가 윈도우 8을 출시하면서 판매 전략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일반 소비자용 윈도우를 수년 텀을 두고 출시하는 것이 아닌 1년마다 빠르게 판 올림 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는 현재 ‘윈도우 블루’라는 프로젝트로 불리고 있으며, 곧 공개를 앞두고 있다. 작년 10월에 윈도우 8이 공개되었으니, 굉장히 빠르다.

이것은 일반 사용자들의 컴퓨터 사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부분이 오랜 시간 윈도우 XP를 사용하거나 윈도우 7을 사용하면서 유지하는 식이었는데, 빠르게 판 올림을 하게 되면서 소비자들도 거기에 맞춰가야 하는 것이 돼버렸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윈도우 사용을 해본 적이 없는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 호환 등에 있어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은 애플의 판 올림 방식과 흡사한 것인데, 애플은 대부분의 맥 OS X 사용자들이 이런 방식을 이해하고 있고 그에 따라가는 편이지만, 윈도우는 이제 시작이다. 수정한 자신들의 전략을 성공하기 위해선 윈도우 8로의 이행을 더 이끌어야 하고, 그러므로 점유율은 여전히 높지만 윈도우 XP의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윈도우 XP의 기술적인 문제로 이제 뒤떨어지긴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찌 되었건 강제적인 상위 버전 이행으로 볼 수 있다.

방법은 두 가지다. 지원되지 않는 윈도우 XP를 그대로 쓰던가, 새로운 운영체제 시장에 적응할 노력을 하던가. 하지만 계속해서 PC를 사용해야 한다면 100% 후자를 선택해야 하며, 국내 PC 사용자들은 이제 윈도우 XP에 종속된 것이 아닌 좀 더 다양하고 선택권 있는 시장을 맞이하고자 준비해야 한다. 윈도우 XP의 속박에서 벗어날 때이다. 무작정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 시장을 이해하고 상품을 선택하여 경쟁을 통한 소비자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윈도우 XP의 지원이 중단된다고 해서 윈도우 XP가 사라지거나 윈도우 사용이 줄어들고 우분투나 맥 사용이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엔터프라이즈 PC는 윈도우 XP인 상태로 오랜 시간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반 가정에서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사용하는 사용자도 아주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윈도우 XP 종료 후에는 윈도우 7의 지원 종료도 기다리고 있으며, 수년 안에 MS가 윈도우의 업데이트 방식을 고수하며 유지 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충분히 대비하고 상위 버전의 업데이트건 다른 운영체제로의 이행이건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상위 버전 이행도 소비자의 관점에서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다.

윈도우 XP의 속박을 벗어나자는 것은 윈도우 XP의 지원 종료로 ‘강제’적일 수밖에 없는 상위 버전 이행이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와 선택권 속에서 소비자 스스로 생각하고 소비할 수 있는, 전체적으로 올바른 소비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조성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기술 이행에 매우 야박하며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윈도우 XP 지원 종료에서 알 수 있듯이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대로 피해로 이어지거나 선택권을 제한당하면 강제적이 되어버리는 이상한 소비 시장이 형성된다.

이제는 벗어날 때이다. 소비자로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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