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용 경동대 총장,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에 ‘사임’...왜?
전성용 경동대 총장,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에 ‘사임’...왜?
  • 우종한 기자
  • 승인 2013.05.31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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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 튈라’ 사학재단 긴장
▲ 전성용 총장
[에브리뉴스=우종한 기자] 전성용 경동대 총장이 사임을 표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 페이퍼 컴퍼니 명단을 공개하면서 나온 관련인의 첫 대응이라 주목을 끌고 있다. 
 
뉴스타파는 “전 총장은 취재가 시작된 이후 일주일간 대학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밝혀 의혹은 더욱 가중됐다.
 
31일 경동대는 전 총장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은 총장 취임 전인 2011년 5월의 일로 대학과 관계 없는 일이라고 밝히며 전 총장은 개인적인 문제로 대학과 법인의 명예에 누를 끼친 점에 사과하고 이날 오전 법인에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 총장의 사임은 학교법인 경동대 이사회를 통해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 
 
관련 명단을 취재중인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페이퍼컴퍼니로 돈을 운영하고 난 다음 다른 계좌를 통해 돈을 빼돌리고 비자금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전 총장은) 미국 달러, 싱가폴 달러로 돈을 쓸 수 있는 계좌를 싱가포르의 화교계 은행에 개설한 것이 발견됐다”며 사학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뉴스타파의 공동조사를 통해 전 총장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버진아일랜드와 싱가포르에 메럴리 월드와이드, 더블콤포츠, 인적자원관리연구소, 전성용 등 4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정황이 확인됐다.
 
전 총장은 취재가 시작된 이후 일주일간 대학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명단이 공개되고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대학 측은 전 총장이 “대학과 법인에 누를 끼쳤다”며 사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페이퍼컴퍼니 설립’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닌 만큼 일각에서는 전 총장의 이번 사임을 두고 “제 발 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교육계 인사로서는 현재까지 유일하게 밝혀졌다는 점도 큰 부담이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뉴스타파를 통해 현재까지 공개된 해외 페이퍼컴퍼니 설립자는 총 17명으로 이 가운데 교육계 인사로는 전 총장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교육계 인사들 역시 자칫 불똥이 교육계로까지 번지진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4차 명단 공개는 다음달 3일로 예정돼 있다. 
 
ICIJ와 뉴스타파는 국가기관과 관련인 명단을 공유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때문에 매주 발표되는 발표 명단에 대해 국세청, 검찰, 금감원 등 관련기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는 31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지하경제 양성화로 2017년까지 50조원의 숨은 세금을 걷겠다고 팔을 걷어부쳤다. 국세청은 뉴스타파 발표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을 포함, 23개 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역외탈세를 조사하겠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전 총장 일가는 그간 대표적 ‘사학 족벌’로 지목돼며 숱한 비리 의혹을 남긴 전력이 있다.
 
대학 설립인이자 명예총장인 아버지 전재욱씨는 운수업으로 모은 자금으로 경동대, 동우대. 경복대, 동원고, 동우여고 등 학교를 세웠고 다시 교비 257억원을 횡령해 1998년 평택공과대학(이후 경문대→국제대) 인수에 나서는 등 문어발 운영으로 재단 덩치를 불려왔다. 
 
당시 전 명예총장은 교비횡령 혐의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을 선고받았다. 전 명예총장은 이후에도 교비로 골프장 부지를 사들이는 등 2억 4500여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7억원을 선고받았다.  
 
설립자 전재욱씨의 장남인 전성용 총장은 경동대에서 기획실장으로 재직 중 초과보수를 받고 농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 받았지만 2011년 경동대 총장에 취임했다. 
 
동생 전지용씨 역시 경복대 부학장 시절 업무상 횡령으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이듬해 경복대 총장 자리에 올랐다. 
 
자료를 살펴보면 전 총장은 2007년 6월 5일 ‘메럴리 월드와이드’라는 페이퍼컴퍼니를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했다. 한 달 뒤인 7월 4일 ‘전성용’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하며, 불과 5일 뒤 싱가포르에 ‘더블 콤포츠’를 세웠다. 한달여 사이 법인회사 3곳이 설립됐다. 하지만 전 총장은 차명을 사용해 노출을 막았다.
 
집중적으로 해외법인이 설립되던 2007년 전재욱 명예총장은 일본에 머물렀다. 횡령 등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기 전으로 당시 페이퍼컴퍼니를 집중적으로 세운 시기와 일치한다. 이 때문에 당시 불법 자금 유출을 한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공개된 인사들에 대한 관계기관들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전 총장이 관련 기관들의 조사를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수영 OCI회장 등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검찰 역시 페이퍼컴퍼니 설립과 관련 CJ그룹에 대한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를 수사중이다. 
 
재계 관계자들 역시 금융감독 기관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 교육계 인사가 세운 페이퍼컴퍼니 4곳에 대한 파장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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