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 의혹 6차 명단 공개, 중견기업인 4명 포함
조세회피 의혹 6차 명단 공개, 중견기업인 4명 포함
  • 우종한 기자
  • 승인 2013.06.14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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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대표, 부도 직전 페이퍼컴퍼니 3곳 설립...자금 이전 의혹
▲ 오정연 전 SSCP 회장 @뉴스타파

[에브리뉴스=우종한 기자]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공개한 6차 조세회피 의혹 명단에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박효상 갑을 오토텍·동국실업 대표, 오정현 SSCP 전 대표이사 등 중견 기업인들이 포함됐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사업 목적, 거래는 없었다”
 
씨에스윈드는 세계풍력타워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2012년 매출 3천억원을 달성한 강소기업이다. 김성권 회장은 2008년 1월 골드만삭스 사모펀드로부터 472억원의 전략적투자를 유치하고 한달 뒤 버진아일랜드에 ‘에보니골드 매니지먼트’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퍼컴퍼니의 등기이사는 김 회장 본인이며, 주주는 아들 김창헌씨와 함께 등재돼 있다. 창헌씨는 현재 씨에스윈드에 근무중이며, 6.3%의 회사 지분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업체 PTN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페이퍼 컴퍼니 설립 중개인이 골드만삭스 싱가폴 지점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김 회장은 골드만삭스가 페이퍼 컴퍼니 중개인도 아니며, 골드만삭스 싱가폴 지점에 계좌를 갖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페이퍼컴퍼니에 대해서도 “해외 사업을 하다 보니 그런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투자를 한 회사 쪽 사람이 제안을 해서 만들기는 했지만 거래는 전혀 하지 않았다”며 “아들이 주주로 등재돼 있는 것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또한 제안자 역시 밝히지 않았다.
 
발행주식 3주 불과 페이퍼컴퍼니로 대주주 행세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채널제도 저지섬에 페이퍼컴퍼니 4곳을 설립했다. 노브랜드는 DKNY, GAP, ZARA 등 유명 패션 브랜드에 의류를 납품하는 중견기업이다. 
 
PTN자료에 따르면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 2곳과 연결된 UBS 홍콩지사의 계좌 인출권이 김 회장과 그의 배우자 이선희 노블인더스트 대표에게 부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브랜드의 대주주인 윈넷홀딩스가 2005년 발행주식 3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됐다. 동일이름의 회사가 단어 하나만 다른 세 개의 회사를 다시 세워 각각 1주씩 지분을 나눠가진 형태였다. 뉴스타파는 이를 실소유주를 감추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했다.
 
차명이사·주주 사용 비용으로 매년 1100달러 지불
 
박효상 갑을오토텍·동국실업 대표는 2007년 11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아트 그레이스 트레이딩’이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업체 관계자는 “오래 전에 설립된 것이며, 이미 사용하지 않고 폐기했다”고 해명했지만,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자료엔 박 대표가 5년 전에도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의 페이퍼 컴퍼니에는 대표적인 차명이사 이름인 EXECORP LIMITED가 등기이사와 주주로 나오고 박 대표는 이 차명 이사와 주주를 사용하는 비용으로 연 1100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을 오토텍은 갑을그룹의 주력 기업으로 급부상 중인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로 동국실업은 그룹사의 지주회사역할을 하는 핵심기업이다.
 
부도 직전 페이퍼컴퍼니 3개 설립...자금 이전 의혹 
 
오정현 전 SSCP 대표는 창업주인 오주언 회장을 이어 2002년 SSCP 대표이사를 맡으며 본격적인 회사 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경영에 나선지 불과 10년 뒤 SSCP는 어음 11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 됐다.  
 
SSCP는 코스닥 상장업체로 전자제품 코팅 소재와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건실한 중견기업이었지만 갑작스런 부도로 수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소액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주식의 50%로 시가총액으로 250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부도 처리에 앞서 2005~2006년 사이 3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확인되며 자금 이전 의혹을 받고 있다. 페이퍼컴퍼니 가운데 한 곳은 2008년 법인명을 바꿔 운영하기도 했다.
 
먼저 오 대표는 2005년 7월 ‘오리엔탈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라는 발행주식 1주에 불과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컴퍼니 킷 리미티드라는 차명과 함께 대학후배 이모씨를 등기이사로 내세웠으며, 오 대표 자신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SSCP의 주가가 계속 오르며 대박행진을 계속하던 2006년 7월 5일 오 전 대표는 ‘탈렌트 벤처 캐피탈’과 ‘달라스 커머셜’이란 2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추가로 설립했다. ‘달라스 커머셜’은 2년 뒤 ‘노스 스타 스트레티직’ 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SSCP는 무리한 신규사업 추진 등으로 회사 경영이 악화돼 2011년 주력사업이었던 코팅사업부를 다국적 기업에 파는 자산 매각을 실시했다. 하지만 당시 매각대금 1400여억원 중 410억원 가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 오대표는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창업주 오 전회장은 관련 인터뷰를 통해 “제가 잘못 키운 죄로 피해를 끼쳐 미안하다”며 “저도 그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오 대표는 창업주 오 전 회장과 부자관계가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6차 명단 공개로 현재까지 밝혀진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인사는 모두 23명으로 늘었으며, 재계 뿐 아니라 교육계, 문화계, 북한 연계인사 등이 포함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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