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이정희 호소-김재연 눈물에도 ‘이석기 구하기’ 실패
진보당, 이정희 호소-김재연 눈물에도 ‘이석기 구하기’ 실패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9.04 1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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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보당, 이정희 대표 등 당원 총출동…정치권-국민여론 ‘싸늘’

▲ 4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전운이 고조된 국회 본청 앞에 경찰 등이 대거 포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Everynew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도 청년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김재연 의원의 ‘눈물’도 오병윤 의원의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 ‘호소’도 소용없었다.

내란예비음모와 국가보안법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석기 사태’를 전면 부각시킨 새누리당과 선긋기에 급급한 민주당, 종북과의 결별을 선언한 정의당 등 진보당을 제외한 범정당이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결과다.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표결투표를 한 결과, 재석의원 289명 가운데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국회법상 불체포 특권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됐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애초 우려한 진보당 당원들의 기습 단상 점거나 물리적 몸싸움 등은 없었지만, 이날 오전부터 국회에는 전운이 고조됐다. 여야 할 것 없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경찰 측은 국회 정문에서부터 병력 2천600명을 배치하는 등 대대적인 통제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부터 ‘이석기 체포동의안’ 표결처리를 고리 삼아 제1야당인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했고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은 곧장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강제 당론으로 결정했다. 한때 진보당과 한솥밥을 먹던 정의당조차 이 의원을 외면하며 체포동의안 찬성에 힘을 실었다.

범정당으로부터 외면당하며 졸지에 외톨이 신세가 된 진보당은 이날 오전부터 이정희 대표 등이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등 선전전에 나섰다.

이 대표는 오전 9시 30분경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의 무거운 책임에 더욱 유념하겠다”며 공당 책임론을 언급, 기존의 입장보단 한층 대중담론에 가까이 가려는 행보를 보였다.

이석기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지만…결국 동의안 가결

▲ 4일 국회에 모인 통합진보당 당원들@Newsis

하지만 같은 시각 서울광장에서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 의원을 향해 “뒤에서 비수를 꽂겠다는 세력”이라고 비판하며 사실상 진보당 경기동부연합과의 결별을 선언했고, 정의당도 이에 동참했다.

그러자 국회는 일촉즉발로 치달았다. 이날 오전부터 국회 곳곳에 진을 친 수백 명의 진보당 당원들은 ‘이석기 사태’를 “내란음모이자 정치공작 공안탄압”으로 규정하며 전투태세에 돌입했고, 진보당 지도부도 이날 오전 30분 간격으로 국회에서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반대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김재연 진보당 의원은 눈물을 흘렸다. 본회의에 앞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의원은 오병윤 원내대표와 유선희 최고위원 등이 민주당을 향해 “진보세력을 죽이려고 한 국정원의 음모에 놀아나지 말라”고 호소하자 이내 눈물을 보였다.

2시간여가 지난 오후 2시 30분경 국회 본회의 출석을 위해 본청 계단을 오르던 이 의원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 대표와 손을 맞잡기도 한 그는 약 500여명의 진보당 당원 앞에서 “이 싸움은 이겼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승리하고 저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저들은 역사의 정반대 방향으로, 우리는 정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진보당 당원들은 ‘이석기’를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이윽고 이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3시경에 개회된 국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운을 뗀 뒤 “지난 8월 28일부터 꼬박 일주일 동안 국가정보원은 ‘내란음모’라는 무시무시한 혐의를 씌워놓고, 보수언론을 총동원해 중세기적인 마녀사냥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 경찰 합동 압수수색에서 찾아낸 증거물은 고작 티셔츠 한 장이며 이것이 국정원이 뒤집어씌운 ‘내란음모’의 실체적 진실”이라면서 재차 “하나의 증거도 없는 혐의 조작과 여론재판, 이것이 21세기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현실이 놀랍고도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은 단지, 제 개인에 대한 박해가 결코 아니다. 이 나라 정당정치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며 진보정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라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반민주 반역사적인 동의안”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내란음모를 날조한 국정원이야말로 역사의 범죄자”라고 말한 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을 향해 “체포동의안을 꼭 부결시켜 달라.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정의가 숨 쉬고 있음을 당당하게 밝혀 주시길 바란다. 오욕의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용기 있게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처리에 반대하는 당 지도부가 4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Newsis

오병윤 원내대표도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또 다른 이중살인”으로 규정한 뒤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안의 법리가 내란죄가 맞는가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당 지도부와 당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표결투표를 한 결과, 재석의원 289명 가운데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국정원발(發) 압수수색으로 촉발된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논란은 그렇게 일단락됐다.

한편 여야는 ‘이석기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 직후 저마다 논평과 관련 브리핑을 내고 제2라운드 준비에 들어갔다.

“이석기 의원은 마녀사냥이라는 말로 사태를 물타기 할 것이 아니라 결백하다면 숨지 말고 당당히 수사에 임해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적극 협조하라(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 “이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해 나가는 것은 사법당국에게 맡겨져 있다. 오직 사실과 증거에 의거한 수사가 진행되고 재판이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민주당 박용진 대변인)”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이와 관련해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는 그 빛을 잃었다”면서 “유신독재체제의 상속자 박근혜 대통령이 되살려낸 끔찍한 공안통치에 민주주의와 정의가 질식사했다”고 박근혜 정부와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

홍 대변인은 “모든 것이 야권을 분열시키고 진보정치를 말살하며 영구집권을 꾀하려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뒤 민주당을 겨냥, “대선 부정선거라는 범죄 앞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어깨 걸고 맞섰던 야권진영이 다시 노골적인 협박 앞에 백기를 들고 무릎을 꿇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진보당 VS 국정원’, ‘진보당 VS 박근혜’ 싸움은 이제부터”라며 “이석기 의원 한 사람을 감옥에 가둘 수는 있을지 몰라도 진보당의 10만 당원을 모두 감옥에 가둘 수는 없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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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9-06 20:09:07
악어의 눈물이다 이석기 잘라도 13년간 간첩혐의로 나온 자가 국회의원바통을 물려받으면 말짱 도로묵. 통합진보당 자체를 해체시켜야만 의원자리 승계자체를 막을수 있을듯 합니다 40년전 일본 급진 공산주의자였던 적군파와 같은 이들이 한국에 나타나다니 참으로 시대착오적인 사람들입니다. 세상이 지맘에 안든다고 저런 사상에 빠지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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