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형제복지원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 책 <살아남은 아이>의 저자 한종선이 직접 독자들 앞에 선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형제복지원의 참혹한 실상을 파헤친 후 책 발간 1년 5개월 여 만에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도서출판 <문주>는 오는 4월 3일 저녁 7시 북스리브로 홍대점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이자 저자인 한종선 씨가 ‘저자와의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언론시민연대 대표인 전규찬 교수와 배우 김의성 씨가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랑아 선도를 목적으로 국고 지원을 받는 국내 최대 복지시설이 벌인 인권유린 사건을 말한다. 당시 형제복지원은 선도를 명목으로 역이나 길거리 등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끌고 가 불법 감금을 시키고 강제 노역을 시켰다. 저항하면 굶겼고 구타했다. 죽으면 300~500만 원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용으로 팔려나가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이 책의 저자 한종선은 9살 때인 1984년부터 1987년까지 12살 누나와 함께 이곳에서 지냈다. 남매는 이후 3년 동안 지옥을 경험해야 했다. 복지원 폐쇄 이후에도 ‘짐승의 시간’은 유년을 송두리째 파괴했고, 남은 삶을 조각냈다.
그러나 당시 사회는 가해자인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에게 2년6개월이라는 가벼운 처벌을 내렸고, 복지원은 이름만 바꾼 채 여전히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잔존해 있다.
열악한 상황에서 저자가 담담한 어조와 투박한 그림들로 토해낸 진실들은 사건 담당 판사였던 김용준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에 영향을 미쳤다. 또 최근에는 형제복지원대책위원회와 형제복지원 피해자생존자모임의 구성과 특별법 입법운동으로까지 이어지는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키는 매개가 됐다.
한편 지난 2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및 피해자 생활지원 등에 관한 법률(형제복지원법)’을 대표 발의했다. 형제복지원법은 국무총리 산하에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위원회를 2년간 설치해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및 생활·의료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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