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박정은 기자] 수도권 내에서도 가장 치열한 초접전 양상으로 판세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통합진보당 백현종 후보가 “새누리당 당선을 막겠다”며 후보직을 사퇴함에 따라 선거 당락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김문수 지사가 당선됐고,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인 경기도에서 야당 김진표 후보의 선전이 만만찮은 상황에서 사실상 김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3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되며 유동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어 낮은 표 결집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반면 이미 사전투표가 시행됐고, 역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층 결집을 불러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거란 반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경기도 사전투표율은 10.31%로 집계됐다.

백 후보는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간 이후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조건 없이 사퇴하고자 한다”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무능한 야당에게 또 다시 새누리당 심판을 맡겨야 하는 참담한 심정과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아이들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새누리당에게 단 한 표도 줘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 무능 독재정권을 심판하도록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즉각 “야권 단일화 정치쇼”라며 비판했다.

함진규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혹시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이 지난 총선 때처럼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정치쇼를 다시 선보이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선거 승리만을 위해 종북 논란을 빚었던 통합진보당과 암암리에 야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은 새민련(새정치연합)의 정체성까지 혼란스럽게 바라보실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김 후보에게 “김 후보는 정당해산 심판청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통합진보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백 후보 사퇴화 관련한 본인의 입장은 무엇인지 명쾌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여당 후보인 남경필 후보는 “(백 후보 사퇴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고 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 다를 게 없다”며 “백 후보는 TV 토론회 등 선거과정에서도 네거티브 공조를 하더니 사퇴하면서 새누리당 후보를 떨어뜨려야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퇴했다”고 주장했다.

야당 김진표 후보 측은 “새누리당은 난독증이 있는 것 같다”며 “백 후보 사퇴에 대해 물어볼 것이 있으면 백 후보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지 사람의 말을 비틀어 새누리당 말로 오역하는 것은 여당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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