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박정은 기자] 세월호 실소유주로 검찰의 추적을 받아온 유병언(73) 씨가 실상 지난달 초 발견된 노숙자 변사체였음이 드러난 가운데, 유씨의 사망 원인으로 자연사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73세의 고령으로 당뇨 등 각종 지병을 갖고 있었고, 검찰 포위 작전이 실패한 순천 별장 근처에서 시신이 발견된 점 등이 이 같은 자연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야외 노숙과 지병 등을 통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육안으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타살 가능성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본다”며 “자해나 약물 투여에 따른 자살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유씨가 5월 말부터 도주를 시작했는데 아직도 산에서 밤을 보낼 땐 매우 춥다”며 “더군다나 유씨가 노인이기 때문에 겨울 점퍼를 입고 도주를 했던 점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평소 당뇨를 앓던 유씨가 저혈당 쇼크로 사망했을 개연성이다.
구원파 신도들에 따르면 유씨는 평소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신 발견 당시 주변에 소주 2병과 막걸이 병 등이 함께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도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고, 이에 저혈당 쇼크 등이 발생해 사망했다는 추측도 설득력을 갖는다.
한편 유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전남 순천장례식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서울 분원으로 옮겨졌으며, 부검을 통해 사망시점과 사망원인 등을 밝힐 예정이다.
국과수의 독극물 감식 등 정밀한 감식 과정이 남아있기에 자살·타살·자연사 등의 정확한 사인은 감식 결과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나,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2일 오전 9시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로부터 2.5km 떨어진 한 매실밭에서 부패된 남성의 시신 한 구를 수습했으나, 유씨와의 관련성을 떠올리지 못하고 유씨 추적에 전력을 집중했다. 그러나 22일 오전 “DNA 감식 결과 이 사체가 유씨임이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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