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內 ‘아스파탐’ 유해성 논란…“뇌·간 손상” 주장
막걸리內 ‘아스파탐’ 유해성 논란…“뇌·간 손상” 주장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09.30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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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판매 13개 제품 중 11개 제품 ‘아스파탐’ 함유…4개만 함유량 밝혀
▲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막걸리.@연미란 기자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지에 다이어트 음료와 막걸리 등에 첨가하는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사카린, 수크랄로스 등)를 많이 먹으면 혈중 당분 농도를 높여 비만과 당뇨를 불러온다는 연구결과(9월17일)가 올라왔다.

이 논문에는 “사카린 등의 대용설탕이 인간의 위장과 세균에 영향을 미쳐 대사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인공감미료가 대사장애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위장관 세균총이 매개체로 작용한다”는 주장과 함께 실험쥐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해 12월 ‘인공감미료는 무해하다’는 결과를 낸 유럽식품안전청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주장을 전면 뒤집는 셈이어서 향후 인공감미료를 두고 유해성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식약청(EFSA)은 인공감미료와 대사장애의 관련성을 주장한 이 논문에 대해 “새로운 데이터가 발표된 만큼, 우리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번 연구가 위원회의 심의에 부칠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 신이 내린 설탕 ‘아스파탐’…“각종 질환 유발” 주장

전세계적으로 아스파탐에 대한 유해성 여부는 분분하다.

아스파탐은 적은 섭취량으로 설탕의 100~200배 이상의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다. 적은 칼로리로 단맛을 낸다는 점에서 ‘신이 내린 설탕’이라는 별칭도 있다. 국내에선 대부분의 다이어트 음료와 요거트, 과자, 막걸리에 이 성분이 함유돼 있다.

저칼로리로 단맛을 낼 수 있다는 장점에 전세계 식품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을 함유한 식품들을 내 놓고 있다.

그러나 각종 연구 보고서와 전문가들은 아스파탐이 뇌와 간 손상이 우려된다며 유해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아스파탐의 다량 섭취는 체내 수분을 증가시켜 체중감소를 방해하고, 가스 발생에 따른 복부 팽창, 고혈압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고지혈증이나 비만이 있는 사람이 다량 섭취할 경우 뇌와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11년 영남대학교 생명공학부 연구진이 제브라 피쉬를 정상 식이와 고지혈 식이로 나눠 아스파탐을 섭취하게 한 결과 이를 섭취한 제브라 피쉬 35%가 헤엄치지 못하거나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특성이 인간과 90% 일치하는 제브라 피쉬는 뇌조직에서 염증이 증가하고 간조직이 손상된 것이다.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영남대 연구진은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의 아스파탐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식약처 “인체무해” 발표 불구…업체, 함유량 함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식의약청(FDA)이 인체허용 안전기준치로 정한 일일섭취허용량(ADI)인 40mg(kg·bw/day)을 따르고 있다. 식약처는 이를 근거로 “아스파탐은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연구원은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논문과 관련해서도 “(아스파탐뿐만 아니라) 전체 감미료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짚은 것”이라며 “(네이처 연구결과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아스타팜의 유해여부를 결정한 정부가 (아직)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식약처와 국내 관련 업계들이 이를 근거로 함유량을 표시하지 않으면서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알권리·선택권이 철저히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발표대로 인체에 무해하다면 함유량을 표시해도 무관하지만 이를 지키고 있는 업체는 많지 않았다.

▲ 시중 판매 중인 막걸리 13개 중 11개가 아스파탐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함유량을 밝힌 막걸리는 4개에 불과했다.@연미란 기자

실제 <에브리뉴스>가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탁주(막걸리) 13종(제조사 10곳)을 조사한 결과 11종이 아스파탐을 함유하고 있었으나, 그 중 7개 제품이 함유량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아스파탐과 함유량을 모두 밝힌 업체는 국순당 3개 제품(‘대박 우리쌀 생 막걸리’ ‘막걸리 우국생’ ‘국순당 쌀 막걸리’)과 (주)전주주조의 ‘전주 생막걸리’ 1개 제품이었다. 이들이 밝힌 함유량은 모두 일일섭취허용량의 극미량에 해당됐다.

반면 아스파탐을 함유하지 않은 막걸리는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와 경주법주주식회사의 ‘경주법주쌀막걸리’ 2개에 불과했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이날 <에브리뉴스>와 통화에서 “감미료를 넣지 않은 게 (회사) 전통 철학과도 맞고, 훨씬 더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천연재료만을 사용해 맛을 차별화하는 데 더욱 신경을 썼다”고 자부심을 드러냈고, 경주법주의 본사 '금복주' 관계자도 “비용이 비싸도 천연재료만으로 막걸리를 만들고 싶었다. 그 덕분에 차별화를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모두 아스파탐의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으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데 대한 자신감은 상당했다.

◆ 업체들 ‘인체무해’ 정부 입장, 원가절감+제조 안정성 '3박자' 포기못해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허가 물질이라 유해하진 않다”는 데 떳떳하다면서도 함유량 표기와 관련해서 회의적인 반응이다. 업체들은 함량기준이 일일함유량(40mg)에 극소량을 차지하는만큼 유해성 논란은 논란일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까닭에 굳이 표시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업계 한 관계자는 아스파탐 사용이유와 관련, “원가절감과 안정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아스파탐이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 단맛을 낼 수 있어 최소 200분의 1을 절감(단맛재료)할 수 있고, 아스파탐을 사용해 제조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적다”면서도 “아스파탐을 사용하면 맛이 비슷비슷한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에서 유해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학계가 실제 사람에게 발병된 사례나 관련성을 확실하게 주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주장에도 설득력은 있다.

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해 6월 주류에 아스파탐 함량 표시를 의무화 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주류 제조사는 의무적으로 아스파탐 함량 정보를 표기해야 한다.

이 의원은 당시 "설탕보다 200배 이상의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로 알려진 아스파탐의 경우 발암논란 등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유해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며 ”소비자의 알권리 존중을 위해서도 반드시 함량을 고지해야 한다"며 개정안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법률안은 지난해 6월 26일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된 이래 현재까지 계류 중인 상태다.

이원욱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보건복지위에서 논의도, 상정도 안되는 올스톱인 상황”이라며 “법안이 산적해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해당 논란에 대해서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미량이라 위험하지 않다“는 공무원 측(정부-식약처)과 ”위험하다“는 학계, 이해관계에 있는 관련 업계들의 의견이 상충해 공론화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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