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기아자동차가 최근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잇단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직 기아차 임직원들이 중국 경쟁사에 기밀을 유출하는가 하면 3분기 영업이익이 환율의 영향으로 최저치를 찍는 등 안팎으로 신경쓸 일이 태산이다.
24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최 모(54) 전 기아차 경영전략실 이사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재판으로 넘겨진 상태다.
조사결과 최 씨 등은 지난해 6월 기아차에 동기로 입사했다 경쟁자로 자리를 옮긴 유 모(57)씨가 기아차 내부자료를 요청하는 부탁을 들어줬다. 유출된 자료에는 현대·기아차 공장의 현장경영 방침, 공장 생산성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는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일하는 부하 직원인 유 모(48) 전 차장에게 지시해 직원 직무교육과 공장혁신 등 컴퓨터 파일을 7차례에 걸쳐 길리차 유 씨에게 보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내부자료가 유출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유무형 손실이 불가피하게 된 가운데 이날 발표된 영업실적이 약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울상이다.
기아자동차는 이날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3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3분기 매출은 11조4천148억원, 영업이익은 5천66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9%, 영업이익은 18.6% 각각 감소한 셈이다. 영업이익 규모는 7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천5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2% 급감했다.
기아차는 영업 실적 하락 이유를 수출 위주의 사업 구조로 돌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수출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업구조상 이 기간 평균 환율이 1천108원에서 1천42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66원 떨어짐에 따라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아차는 3분기에 국내외 시장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71만1천833대) 늘어난 판매량을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환율 하락이 긍정 요인을 상쇄하며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환율하락이 지속하고,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등 올 연말 이후에도 어려운 경영 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더 끌어올리고, 내실경영을 이어가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4분기에는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의 판촉 강화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해외시장에서도 신차를 본격 출시해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한편 기아자동차 노사가 26차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본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오는 27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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