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전에 사는 사람들(1)
[르포] 원전에 사는 사람들(1)
  • 김양균 기자
  • 승인 2014.11.10 16: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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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양균 기자] 회색의 돔을 둘러싸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대립한다. 고리원전과 맞닿아 있는 길천마을 주민들은 수십 년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불안은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 마을을 찾은 지난 9월 고리원전의 돔 위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자력 발전소. 원전과 맞닿은 기장마을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이주를 요구하고 있다. (c)김양균

“원전 가시게요? 저기 보이는 두시 반 버스를 타세요.”

해운대 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 직원이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곳에 붉은색 버스 한 대가 서 있다. 버스에는 ‘고리’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빨리 오이소. 놔두고 갑니데이” 버스기사의 재촉에 짜증이 배어 있다.

울산행 시외버스가 덜컹거리며 국도를 달렸다. 한 시간여가 지났을까.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시야에 들어왔다. 버스는 1차선 도로위에 기자를 남겨놓고 떠나버렸다. “다리만 건너먼 길천입니다” 먼지 날리는 도로변에서 떡볶이 따위를 파는 아낙의 대꾸가 심드렁하다. 떡볶이 1인분과 오뎅따위를 주문하자 그제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낙은 살기 어렵다고 울상을 지었다.

기장군 장안읍 길천마을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네 시께. 마을은 이따금 오가는 차량을 제외하면 매우 인적이 드물었다. 고리 발전소 입구는 이중문으로 굳게 잠겨 있었다. 보안카메라가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그 주변으로 지은 지 몇 년 되지 않은 원룸텔 건물이 늘어 서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영희(가명)씨는 올해 예순 한 살이라고 했다. 한평생을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는 그는 고리 1호기를 준공하던 1978년 4월의 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김 씨는 담뱃불에 불을 붙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뜨내기가 많았다. 그땐 하숙집과 식당도 잘됐다. 퇴근 시간 되면 한잔씩 한다꼬 들이닥치고 그랬는데, 요즘은 겨우 밥만 먹고 산다. 밥도 해먹고 살기 힘들어. 발전소 셧다운(보수공사)이 일 년에 몇 차례씩 있잖아예? 그런 거 하고 그럴 때면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지.”

그가 담뱃불을 후하고 내뿜었다. 마을 주민들 중 상당수가 발전소에서 청소를 하거나 스포츠센터에서 일을 해 생계를 꾸려나간다고 했다.

부산시가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원전해체기술 연구단지에 대해 알고 있을까? 김 씨가 고개를 저었다. “몬 믿는다. 여기 5, 6호기가 작년에 들어선다고 했는데, 한수원 비리 때문에 지금 공사 몬하고 있잖애. 그것 때문에 높은 사람도 잡혀 들어가고 그라니까네. 구발전소(고리 1, 2호기)안에 공사하는데, 그런 게 많은 가베. 부실……. 물건(부품) 안 좋은 것 써가지고.”

2017년이 되면 고리1호기의 가동은 종료된다. 그러나 김 씨는 이 같은 정부 발표를 불신하는 눈치였다. 전에도 연장 안한다고 약속해놓고 연장했다는 ‘양치기’의 말을 도무지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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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ㄹㄹㄹ 2014-11-11 15:58:46
기자님, 단위수량 명사 띄어쓰기 좀 제대로 하세요,,,, 글고 2개월이 지난 기사를 겨울에 올리는 것까지는 넘어가도 9월 며칠인지 정도는 써줘야죠, 아주 2년 전 이슈를 쓰시죠,,,,,

글고 르포의 핵심은 뭡니까???? 중간중간에 해설을 써야죠,,,,, 고리원전이 왜 중단됐고 어떤 문제 때문에 주민들이 반대하는지 정도는,,,,방언 괄호 열고는 표준어도 써 주세요....이건 뭐 사투리를 가장한 비문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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