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박효길 기자] 지난 13일 대학수학능력평가 시험일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수능특집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계속 했습니다. 다른 매체에서 많이 하는 수능일 먹으면 좋은 음식, 수능 난이도 반응, 수능 등급컷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차별화가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수능에 소외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맡은 주제는 대학을 진학하지 않는 이들 중 평범한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당일 아침에 갑자기 맡게 된 터라 그 날만 생각하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일 먼저 고졸 출신으로 우리 사회 성공한 이들에 대해 쓸까 싶었지만 곧 생각을 접었습니다. 이것도 역시 많이 다뤄졌으니까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제 주변인이었습니다. 여느 열심히 사시는 어르신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생각난 것은 고졸 출신으로 역경을 헤치고 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낸 특성화고 출신으로 공무원이 된 21살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수능일 대학거부운동을 펼치는 재수생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세 편의 기사를 썼습니다.
쓰고 다시 읽어보니 많이 부끄럽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하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습니다. 다른 취재연결 지연으로 인한 시간 소비, 마음만 급해 부실해진 인터뷰 등 돌이켜보면 다음에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해 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대학을 가거나 취업을 하거나 성공을 위해 노력합니다. 성공이라는 게 뭘까요? 명문대에 들어가면? 대기업에 취직하면?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요즘 즐겨보는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김 대리의 대사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방대 나와서 취직하기 되게 힘들었거든. 근데 합격하고 입사하고나서 보니까 성공이 아니라 그냥 문을 하나 연 것 같은 느낌이더라구. 어쩌면 우리는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다 가는 게 아닐까 싶어. 성공이란 게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 하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 깨진 계약인데도 성장한 거 같고 뿌듯한 케이스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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