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습니다
이건희 회장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습니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5.02.27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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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일기②>20층 VIP병동 앞에서

 

▲삼성서울병원 20층ⓒ윤진석 기자
▲굳게 닫힌 삼성서울병원 본관 20층 병실 복도 통로문. ⓒ윤진석 기자

[에브리뉴스=윤진석 기자] 회장님, 안녕하세요. 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지난 주는 설연휴 기간이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어쩌면 모습을 비추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지만 아쉬웠습니다. 회장님이 계신 삼성서울병원을 찾아간 날은 지난달 26일이었습니다. 3호선 방향의 서울 강남구 일원역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니 병원 정문까지 무료로 편안히 갈 수 있었습니다. 본관 1층 로비의 한쪽 벽에 붙어있는 종합안내 표지판에는 7층부터 20층까지 임상시험센터(CTC/9층)라는 안내글부터 확인했습니다.

20층 VIP병동. 이곳은 서울대병원에 이어 기업CEO가 많이들 찾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과거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명목의 8억대 금품 수수 혐의를 받았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수십억대 알선수재 혐의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수백억대 조세포탈 혐의로 질타를 받았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은 모두 재판중이던 상황에서 같은 시기 이곳 VIP실에 머물러 세간의 이목을 끈 바 있습니다.

회장님은 총4개의 특실로 구성된 20층을 통째로 사용하는 듯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까지 올라가 병실 복도로 진입하려면, 철통보안으로 굳게 닫힌 출입구 옆 인터폰을 통해 신원확인을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인터폰을 누를 기회마저 차단됐습니다. 왜냐하면 20대 가량의 경비원 두 명이 20층 로비를 지키고 섰기 때문입니다. 그 층의 공기는 여느 병동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갑작스레 기압이 높아지면서 귀가 먹먹해지고 스스로 말하는 것 또한 이상하게 들리는 듯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곳을 지키는 경비원들은 수시간 동안 어떻게 있을 수 있는지가 우려될 정도였습니다. 20층 바로 위 옥상에 첨단 의료장비를 갖춘 헬기장이 마련돼 이 같은 고도의 기압이 체감되는가 보다 지레짐작 해봅니다.

연한 잿빛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경비원들은 익숙한 일인 듯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1층으로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습니다. 회장님 상태는 어떠한지, 가족분들은 자주 오는지 등을 물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저 혼자 내려가도 됩니다"라고 했지만 그 중 한분은 1층까지 동행하려는 듯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내부 직원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무슨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더니 중간층쯤에서서 갑자기 내려 비상구계단 출입구 문을 열고 아래로 막 뛰어내려가는 거였습니다. 계속 옆에서 뭔가를 자꾸 묻는 게 귀찮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저는 저대로 이번에는 19층까지 가는 엘리베이이터 버튼을 눌렀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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