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해외순방에 일반인 지인이 동행해 논란인 가운데 야권에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진 최순실 사건까지 거론해 공세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의 6촌 친척 최씨가 대통령 부속실 산하에서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된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씨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때부터 회계업무를 담당했으며 이후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 부속실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외가 6촌인 건 맞다”면서도 “최씨는 대선 경선 캠프 구성 대부터 여러 업무를 수행해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 대통령실에 임명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을 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신씨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고 대통령 부부 숙소에 함께 머무르는 등 사실상 과거의 제2부속실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민간인 자원봉사자도 순방에 필요한 경우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순방에 참여할 수 있다”며 “순방에 필수적인 항공편과 숙소를 지원했지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 여지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혀드린다”고 해명에 나섰다.
여당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신씨의 해외순방 참여 논란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도 BTS(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를 수시로 동원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靑 출신 인사들, 줄줄이 비판 행렬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민간인을 데려갈 때는 그 사람에게 특별한 역할, 혹은 의도가 있어야 한다”며 “언론 보도를 보면 순방행사를 준비하러 간 것 같은데 이럴 땐 분명히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TS 초청에 대해서도 “BTS는 2번이나 초청받아서 UN에 갔던 거고, 대통령과 UN에서 만나기도 했다”며 “대통령이 원할 때마다 불러서 뭘 한 게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간인 국정농단과 K팝 스타의 사회적 기여가 어떻게 같냐”며 “(권성동 원내대표의) 수준이 의심된다”고 맹비난했다.
또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보면 대통령의 의상을 민간인인 최씨가 골라준 거라든지, 보고서에 첨언한다든지 이런 게 국정농단이고 이게 확인돼 여러 재단 문제, 재벌로부터 돈을 받는 문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野 “제정신이 아닌 것” 최순실-박근혜 거론하며 맹비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논란을 과거 최순실 사태와 연관지어 쟁점화하기 시작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볼 땐 틀림없이 (신씨가) 김건희 여사 대화 파트너로 (해외순방에 함께) 간 것 같은데, 제정신이 아닌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김건희 여사에 대해 “통제할 사람이 없고 김 여사 마음대로 하고 있다”며 “이건 국회에서 정식으로 다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정조사감은 아니고, 운영위원회에서 다뤄야 할 사안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신씨를 ‘비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실 내부에서 여사 특보로 불렸다는데, 공식 직함도 없는 사람이 특보로 불리는 게 바로 비선”이라며 “대통령실 비선정치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이 청와대 비선실세 사건을 수사한 당사자인 점을 강조했다. 그는 “왜 이런 일을 맡겼냐고 했을 때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어서 그랬다’고 하는데, 뭔가 안 좋은 스멜(냄새)이 스멀스멀 올라온다”며 “‘제가 과거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라는 유명한, 이상한 데자뷰”라고 했다.
‘제가 과거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발언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실세 의혹을 받은 최순실씨를 설명했을 때 했던 발언으로, 당시와 이번 논란이 유사하다는 비유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신씨의 나토 순방에 제도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비판적 여론이 크다는 지적에는 “국민들의 비판을 새겨듣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실 7일 오전 매일 아침 청사 출근길에 진행하는 도어스테핑을 생략했다. 대통령실은 오전 지방 일정에 참석하고자 서초구 자택에서 바로 현장했다고 밝혔으나, 최근 인사 문제와 비선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도어스테핑을 생략하면서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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