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닷컴, ‘진실’을 알면 살림살이 좀 나아집니까
장윤정닷컴, ‘진실’을 알면 살림살이 좀 나아집니까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7.12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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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비평]장윤정닷컴, 한국 사회의 ‘집단적 관음증’과 ‘폭력’ 총체

▲ 가수 장윤정 씨@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이쯤 되면 ‘막장’이다. 누리꾼 한명 한명의 댓글은 폭력을 넘어 흉기를 든 꼴이고, 언론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폭력성을 가중시킨다. 그러면서 이 사회는 우리가 인지하든 못하든 ‘집단적 관음증’에 빠졌다. 가수 장윤정 씨의 가족사를 둘러싼 누리꾼과 언론,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지난 5월 초 ‘한 사건’이 언론을 들썩이게 했다. 1등 신붓감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장 씨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사전 미팅에서 말한 가족사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것. 장 씨의 곧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였다.

그러면서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으로 불린 장 씨가 “데뷔 후 10년간 벌어온 돈을 어머니가 아들 사업 등으로 모두 탕진했고 현재 10억원의 빚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당시 장 씨는 아나운서 도경완 씨와의 결혼을 앞둔 터라 세간의 관심은 ‘어머니의 도박…부모님 이혼…동생과의 갈등’ 등으로 꼬리를 물며 확대 재생산됐다. 결혼을 앞두곤 부모나 당사자, 집안 등 모두가 ‘시끄러운 일’을 만들지 않는 한국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장 씨의 가족사는 연일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장윤정에 대한 폭력, 그 어두운 그림자

일부 언론은 여기에 편승,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경마식’ 보도를 일삼았다. 다음은 일부 언론 보도 제목이다. <장윤정 남동생 “내가 알던 누나 연인, 도경완 아냐”>, <“장윤정母, 돈 때문에 동생에 성매매까지 요구한 사람”>

‘결혼을 앞둔 장 씨에게 원래 다른 남자가 있었고, 그 어머니는 도박을 위해 친동생에게 성매매를 요구했다….’ 제목이 자극적이다. 야릇하다. 그래서 호기심이 인다. 언론이 누리꾼의 관음증을 이용, ‘클릭 수’ 장사에 나선 꼴이다.

게다가 사건 당시인 지난 5월 장 씨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장윤정닷컴>까지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장 씨 재산 탕진에 대한 진실공방 ▲부모님 별거 이유 ▲장 씨와 외가 간 관계 등에 대한 진실을 요구했다.

이쯤 되면 오지랖이다. 사이트 개설을 통해 대중의 쾌락 욕을 부추길 셈인가. 헌법재판소 판례상 공인인 연예인의 사생활 중 일부는 대중에 공개할 수 있다는 게 사회통념일지라도 그것이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보다 상위개념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렇다면 남녀 간 은밀한 관계나 개인의 출생배경, 이혼배경 등은 제아무리 공인이더라도 그것이 반(反) 사회적인 행위가 아니라면, 직접적인 언론보도는 물론 <XXX닷컴> 등을 통해 언론이 경마식 보도를 하는 간접보도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TV토론에서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말하며 기성 정치권을 꼬집었다. 

 <장윤정닷컴> 개설자나 이용자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장윤정 씨 가족사의 진실을 알면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집니까….” 집단적 관음증에 빠진 ‘악마’들에 맞서 홀로 저항하는 장 씨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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