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특집] 수능 끝, 이정표가 사라졌다
[수능특집] 수능 끝, 이정표가 사라졌다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11.13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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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우리사회에서 대학이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2일. 본지 편집국은 ‘대학’이 과연 우리 삶에 얼마나 의미를 갖고 있는지 물음표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편집자의 말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경기 수원의 한 수능 시험장에서 수험생이 마음을 다잡고 있다.ⓒ뉴시스

“그렇게 바라던 자유였는데 왜 이렇게 두렵죠.”

수능이 끝나면 세계일주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는 한민석 씨(20·가명)는 1년간의 대학생활이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지방 국립대에 입학해 등록금 걱정도 상대적으로 덜했다. 학교도 통학할 수 있는 거리였다. 모든 게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은 가지 않았어요. 물론 학생회 활동도 하지 않았구요.” 이 때문에 한 씨는 학기초부터 난감했다. 한 씨는 ‘담임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짜여진 일정으로 움직이던 중·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지금은 완전 혼자인 것 같다. 제2외국어 하나만 잘해도 괜찮을 거라는 주변 조언에 영문과를 택했다. 한 씨는 용기 내 전담 교수와의 면담을 신청했다. 어떤 수업을 들으면 좋을 지 같이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면담은 10분만에 끝이 났다. “교수님이 왜 영문과에 들어왔냐고 물으시는데 할말이 없었어요. 영문과를 선택할 때 특별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 알았죠.” 한 씨는 1년이 지난 지금 ‘대학은 어떤 곳’일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시현 씨(20·가명)는 재수냐 편입이냐를 두고 고민 중이다. 이 씨는 올해 상위권 성적으로 교대에 들어갔다. 고등학교 교사가 꿈이었지만 임용고시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말에 초등학교 교사로 눈을 돌렸다. ‘가르치는 일’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이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 씨는 후회한다.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사명감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짜여진 시간표는 너무 답답했어요. 과목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게 특히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가르치는 일은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쉽게 생각했나봐요.”

같은 과 친구인 오주민 씨(20·가명)도 이 씨에 말에 동의했다. “대학에 오니 혼자 결정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더라구요. 대학진학 상담할 때 이런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어요. 원하던 대학, 과에 입학했는데 ‘두렵다’는 막연한 생각때문에 학기 초에 방황 많이 했죠(웃음).” 오 씨는 지금 혼자 결정하는 방법을 터득 중이다.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뛰어 넘기 위해선 갖춰야 할 것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수능’에 나를 맞긴다. 가만히 있어도 어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대학에 가기 때문에 나도 간다. 자유를 갈망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어디서도 배운 적이 없다.

안병섭 고려대 초빙교수(인문대학 교양교직과)는 대학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안 교수는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중·고교와 달리 대학은 스스로 찾아서 활동하는 곳”이라며 “급변한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준비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대학의 의미를 아는 애들은 적극적인 반면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방황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대학을 가야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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