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수능감독관 휴대폰 논란...수험생과 통화 "이 방법밖엔..."
[기자의 눈]수능감독관 휴대폰 논란...수험생과 통화 "이 방법밖엔..."
  • 음지원 기자
  • 승인 2014.11.20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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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감독관에 화나...실망이 크다"
▲ 학생 최씨의 수험표, 해당 감독관과의 문자내용.ⓒ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에브리뉴스=음지원 기자]‘자살 예고’ 수험생, "힘이 없는 약자라…"

올해만큼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는데 결국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경기도 양주에서는 수능 하루를 앞둔 수험생이, 울산에서는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 성적비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어제는 수능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인 ‘수만휘’가 시끌벅적했습니다. 바로 자살을 ‘예고’하는 한 수험생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수능 시험 도중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이 ‘불미스러운 일’은 생각보다 심각해보였습니다. 지난 13일 수능 시험을 치룬 최씨는 3교시 외국어 듣기 평가와 독해 시간에 지속적으로 울린 핸드폰 진동 때문에 실력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씨는 대학을 휴학하며 준비한 4수였고, 수험표와 핸드폰번호 등 개인정보까지 공개하며 호소했습니다.

글을 읽고 최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수능이 끝난 지 일주일 가까이 되가지만 최씨는 분해 떨리는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해줬습니다. 외국어 시험 이후 너무 화가 나서 감독관에게 왜 핸드폰을 끄지 않았냐고 항의했지만 감독관은 자신이 아닌 다른 학생의 핸드폰이라 대답했다고 합니다.

아직 다른 시험이 남아 있었지만 최씨는 옆반 친구와 함께 고사본부로 가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해 휴대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고사장 교탁 주변가방을 전부 수색했지만 감독관의 말과 달리 학생들의 가방에선 휴대폰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저조한 컨디션으로 과탐시험을 치른 최씨는 실력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속상해했습니다. 최씨는 모든 시험을 치르고 집에도 가지 못하고 고사본부에 다시 찾아가 항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감독관 전체 회의를 열고 해당 감독관에게 통신조회라도 해보자고 말하자 그제야 자신의 핸드폰이라고 시인했습니다.

문제는 감독관의 핸드폰 소지입니다. 최씨는 수능 감독관들은 모두 소지하고 있는 핸드폰을 제출했지만 해당 감독관만 핸드폰을 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기자는 최씨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살하겠다’는 사실에 대해 물었습니다. 최씨는 “정말 진심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힘이 있는 개인도 아닌 학생이어서 감독관의 책임을 묻지 못하면 이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고 전했습니다.

최씨는 해당 감독관이 교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 실망이 컸다고 합니다. 감독관에게 시험을 망친 것에 대한 보상에 묻자 ‘병원비가 발생하면 정신적 치료비는 보상하겠다’는 황당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도 전화를 걸어 해결 방법을 물었지만 법적으로 고소해야된다는 말 밖에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최씨만이 아니라 같은 수험장에서 피해를 입은 학생이 증인이 되어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죽음만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기에 네티즌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힘내라는 말을 보태고 있습니다. 앞으론 수험생이 이러한 황당한 일이 겪는 현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능 환경과 수험생을 위한 처우가 개선되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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