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종원 기자]'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평가 받고, 최근까지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해 ‘소신 있는 발언’으로 활약했던 정두언 전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공원 인근 북한산 자락 길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정두언 전 의원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서, 지난 노희찬 의원과 조진래 전 의원의 자살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상태에서 금번 정 의원의 극단적 선택은 정치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에서 권력암투에 밀려 법정구속으로 수감생활까지 했던 정두언 전 의원, 그에게 무엇이 우울증이라는 무서운 질명을 갖게 되었을까.
정치인의 극단적 선택은 ‘명예’ ‘배신감’ ‘굴욕감’ 등이 중요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선출직으로 정치에 입문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과, 봉사에 대한 가치 및 이를 실천한다는 명예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권력암투에서 패배하거나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을 때 정치인이 품게 되는 배신감은 일반인들이 느끼는 충격보다 엄청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한 충격으로 병을 얻거나 사망하는 경우를 과거 이회창 총재에게 토사구팽 당했다는 설이 있었던 김윤환(허주)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었다.
또한 유권자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는 자괴심은 굴욕감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선출직 의원들은 선거에서의 패배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기보다 외부요인에서 찾으려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에서 정치인들은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얻게 된다. 특히 정치인들은 외형적으로 표현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질병의 심각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특성도 가지고 있다.
속내를 속 시원히 더러내지 못하는 정치 환경!
아파도 아프다고 할 수 없는 정치인!
어쩌면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모두 '우울증’이라는 중병에 이미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정두언 전 의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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