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자생식물인 기린초가 인지기능장애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기린초 잎이 치매 증상의 하나인 인지기능장애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전임상실험(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기린초는 바위 위나 냇가에서 자라는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 환자 수가 84만명(2020년 기준)에 이르는 상황에서 치매의 주요 증상인 인지기능장애를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용한 식물자원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농진청은 전했다.
농진청은 신경전달물질 관련 인지기능 개선 기능성 평가 실험을 통해 국내에서 자생하는 식물자원 추출물 180여 개 중 기린초 잎을 선발하고, 경희대 의과대학과 함께 동물 실험을 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우선 시험관에서의 효소 활성실험에서는 기린초 잎 추출물이 치매 치료제인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AChE) 저해제와 비슷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파괴하지 못하게 막는 정도를 나타내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저해율은 기린초 잎 추출물 농도를 증가시킬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인지기능장애를 유발한 동물(흰쥐)을 대상으로 기린초 잎 추출물을 각각 저농도(100mg/kg)와 고농도(300mg/kg)로 14일간 투여한 뒤 모리스수중미로시험을 한 결과, 기린초 잎 추출물 투여 집단은 기린초 잎을 처리하지 않고 인지기능장애만을 유발한 대조 집단보다 각각 24.0%, 25.9% 빨리 대피 장소(도피대가 있던 위치)에 도착했다.
아울러 인지기능장애가 있는 동물 뇌 해마에서 면역화학염색기법을 이용해 인지기능 관련 단백질(p-CREB, BDNF)을 분석한 결과, 기린초 잎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은 대조 집단보다 각 항체에 반응한 세포 수가 증가해 기린초 잎 추출물 투여로 실험동물의 인지기능장애를 완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금숙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장은 “현재 기린초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에 대한 작용 원리와 원료 표준화 등의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기린초의 건강 기능성이 확인됐으므로 안정적 공급을 위한 생산체계도 개발해 농산업과 기능성 소재 산업이 연계·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동물실험을 담당한 심인섭 경희대 교수는 “기억력 장애 동물에게 기린초 추출물을 투여했을 때 장기기억과 공간학습 장애가 눈에 띄게 회복됐다”며 “기린초 추출물을 학습, 인지, 기억 장애를 개선하는 기능성 소재나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국내 전문 학술지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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