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국내 이차전지 배터리 국외 생산 용량이 2016년보다 2020년 약 10배가 증가해 국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역수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SNE에 따르면 2020년 이차전지 3사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국내생산용량은 40.6GWh, 국외 생산용량은 196.4GWh로 국외 생산이 국내 생산보다 4.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의 ‘배터리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기회와 도전 과제’ 자료를 보면 세계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의 수요가 2030년까지 연평균 19.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미국은 2030년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대체하고, EU는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일본은 2035년 100%를 전기차로 전환, 중국도 2035년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민간차원의 발표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SNE리서치는 2025년 세계적으로 이차전지가 53%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차전지 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장섭 의원(청주서원구)은 5일 “그러나 국내수급동향에 대해서는 주무 부처인 산업부가 이차전지배터리의 수급용량, 미래 추이 등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반도체, 백신 등 자국 중심의 수급 안정화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연구용역을 통해 부족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7월 ‘2030 이차전지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이차전지 핵심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 세제지원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 기업은 2030년까지 4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정부는 R&D 최대 40~50%, 시설투자 최대 20%를 세액공제 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여전히 이차전지 3사는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국외생산설비 확장에 집중하고 설비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국내 생산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사실상 없다”며 “자칫 국내 이차전지 배터리가 부족 사태를 맞이하게 되면 국외에서 역수입해오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무역 중심의 우리 수출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를 했다.
실제 이차전지 배터리 수입액은 2017년 이후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차전지의 2017년 수입액은 7111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조9000억으로 수입이 167% 증가했다.
이 의원은“국외생산의 확대는 국내생산과 투자 감소를 불가피하게 초래하고 장기적으로는 역수입을 초래해 수출을 감소하고 무역수지를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또 외국에 진출한 배터리 기업이 현지 기업과 공급망을 구축하면 동반 진출하지 못한 소부장 기업은 생산과 투자가 동시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전기차 보급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산업부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이차전지 배터리의 부족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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