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종원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6개월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다리당략에 따른 ‘와각지쟁’, 달팽이뿔 위에서의 싸움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와각지쟁(蝸角之爭)은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다는 고사성어로, 쓸데없는 사소한 싸움을 뜻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우리 정치권이 폭민정치의 유혹을 떨치고 민주적 건강성을 회복할 때만 신뢰와 협치가 가능하다”며 “저는 이제 원내대표실을 떠나 평의원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지난 6개월에 대해서는 “제 원내대표 시기는 윤석열 정부 첫 1년 시기와 겹친다. 새 정부 첫 1년은 여야 공수가 교대되는 시기기도 하고, 새 정부 5년간의 국정계획의 초석을 놓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여소야대 상황에 공수가 교대되는 정권 초 1년은 초극한 직업이라 할 만큼 여러 고충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민주당에 대해 “민주당의 입법폭주와도 싸우면서 정치와 협치 공간을 넓히려 최대한 노력했다”면서 “민주당과 원내지도부 오찬 회동을 정례화해서 치열한 대결 속에서도 소통과 상호 이해의 끈을 놓지 않았고, 날선 어조 속에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세 번째 원내대표’ 주호영의 반년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9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퇴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출마, 당선됐다. 바른정당 시절부터 이번까지 세 번째 원내대표 취임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성과에 준예산을 먹은 것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꼽았다.
‘준예산’이란 국가 예산이 법정기간 내에 성립하지 못했을 때 정부가 일정 범위 내에서 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적 예산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준예산은 헌법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 국가 동력에 가장 필요한 기본적 예산만 남으므로 준예산으로 편성될 경우 윤석열 정부는 취임 2년차부터 동력을 잃게 된다.
당시 여야는 지난해 말 안전운임제와 추가연장근로제 등 일몰법안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두고 여야 간 대치가 계속되면서 예산안 처리가 법정 기한을 넘겼고, 크리스마스 직전인 22일 극적 타결을 이뤘으며, 이 과정에서 주 원내대표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주 원내대표에 대해 “어려운 정치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를 이끌어낸 것도 성과라고 평가했다. 당시 여야는 국정조사를 합의했음에도 예산안 처리 일정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이를 의식한 듯 주 원내대표는 성과라고 하면서도 “모든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한 이태원 참사는 그러잖아도 진영 대결의 폐해로 얼룩 진 우리 의회정치에 또다른 긴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후임 원내지도부에 “편가르기 하지 말고, 화합하고 소통하는 일을 가장 최우선에 두고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야당의 어떤 행태에도 다투는 일에 집중하지 말고 민생을 챙기고 국정을 살피는 일을 최우선으로 해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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