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현대중공업 등 잇따라 ‘정기인사’ 앞당긴 까닭
롯데그룹·현대중공업 등 잇따라 ‘정기인사’ 앞당긴 까닭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11.05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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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 ‘침체된 시장 타개+내우외환’ 등이 빠른 정기인사 불러와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Newsis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롯데그룹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정기인사를 앞당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롯데그룹이 정기인사를 앞당긴 가운데 포스코도 오는 12월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통상 연말과 연초에 정기 인사를 실시해온 점을 감안하면 2개월~4개월 가량 앞당긴 셈이다.

이 같은 조기 인사이동에는 환율 등 외부환경 악화와 각 기업의 내부적인 문제 등 내우외환(內憂外患)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가장 빠르게 임원 인사 단행을 실시했다. 지난달 16일 현대중공업 형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30%를 감축하는 등 고강도 인사단행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삼호중공업 하경진 대표이사 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현대오일뱅크 문종박 대표이사 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성조 현대중공업 상무는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현대중공업은 박희규 부장 등 28명이 상무보로 신규 선임되고, 조선사업본부 생산현장에서 드릴십(원유시추선) 품질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열 기정(技正)이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그룹 역사상 최초로 생산직 출신 임원이 탄생을 기록했다.

이 같은 파격적 인사이동은 취임 한달차인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작품이다.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을 일으킬 적임자로 그를 선택했다는 게 재계의 평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이에 맞는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 인사의 핵심이다.

권 사장발(發) 인사 이동은 속전속결이었다. 16일 정기 인사에 앞서 사흘전인 12일에는 긴급 본부장 회의에서 260여 명 전 임원에게 사직서를 제출케 하고, 하루 만인 13일 계열사 및 본부장 인사를 단행해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롯데그룹·포스코, 위기 타개…‘정기인사=구원투수’

롯데그룹도 연초에 실시하던 정기인사를 올해 말 실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통상 11월에 진행하던 과장 승진 자격시험도 올해 처음 10월로 앞당기기도 했다. 정기 인사를 위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조직 개편에 대한 밑그림이 이미 완성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오는 18일 제2롯데월드에서 실시할 예정인 사장단 회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정기 인사 직전 이뤄지는 회의인 만큼 신 회장의 발언 하나하나가 그의 생각과 맞물려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회의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으나, 최근 전면 개장한 제2롯데월드에서 발생한 사고들에 대한 질책과 함께 안전문제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도 내년 초에 이뤄질 정기 임직원 인사를 올 연말 조기 단행할 예정이다. 정기 주주총회 시기인 3~4월 정기 인사를 실시해 온 것을 감안하면 예년보다 3~4개월 앞당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침체에 빠진 시장 대응에 나서기 위한 복안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8,787억 원으로, 최악이었던 지난해(6,330억 원) 같은 분기보다는 늘었지만 여전히 ‘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 목표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포스코의 내년 사업계획 수립과 함께 발맞출 인사 재정비에 나섰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애초 포스코는 연말에 사업계획을 세우고, 연초에 인사를 실시했지만, 계획 이후 인사 이동은 책임소재가 바뀌는 부작용이 있다는 내부 평가가 있어 이 같은 시기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CJ그룹, 정기인사는 ‘늦추고’ 일부인사는 ‘당기고’

반면 CJ그룹은 10월께 진행되던 정기 인사를 오히려 늦추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12월께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기 인사를 한달 여 앞두고 이례적으로 일부 인사 단행에 나서면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길어진 데다 경영 차질을 빚고 있는 그룹의 선택으로선 이상할 게 없지만 정기 인사를 앞둔 행보에 뒷말이 따를 수밖에 없어서다.

CJ그룹은 지난 1일자로 이해선(59) CJ오쇼핑 대표이사(총괄부사장)를 공동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문은 김철하 대표가, 식품사업 부문은 이 대표가 담당하는 이원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CJ대한통운도 양승석(61)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새 대표이사(부회장) 자리에 영입했다. 양 부회장은 197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 1999년 현대자동차로 이직한 뒤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계열사의 조직개편 중 재밌는 점은 각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문을 분리했다는 점이다. 경영 반경을 좁혀 집중을 할 수 있는 데다 동일한 포지션의 양 대표의 경쟁을 유도할 수도 있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J 측은 제일제당의 인사와 관련해선 ‘경쟁력 강화’를, 대한통운에 대해선 ‘전문경영인을 통한 CJ대한통운의 글로벌화 추진’을 위해 각각 영입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일 <에브리뉴스>와 통화에서 업계들의 앞당긴 인사단행과 관련, “정기인사라는 게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 내부 상황과 일정에 따라 시기를 앞당기거나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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