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이 본격적으로 출마를 선언하는 가운데,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흐름만 바뀌면, 바람만 생기면 얼마든지”라며 기대를 밝혔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의원들과 당원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친문’ 등을 주축으로 의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권 도전에 반발하고 있지만, 당원들은 이 의원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86 용퇴론(80년대 학번, 60년대생)’과 맞물려 ‘97그룹’이 등장하고 있다.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등이 이에 속한 세대로, 이들 대부분이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현 상황에 대해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전히 이재명 의원을 향해 ‘지금 당신이 나설 때가 아니다’ 등 압력이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며 “설훈 의원과 김민석 의원 등도 출마를 언급하긴 했지만, 단순화시키면 ‘이재명 대 97그룹 구도’로 볼 수 있다”고 봤다.

97그룹의 출마 선언이 늦다는 지적에도 “‘내가 하겠다’ 나섰을 때 단기필마일 경우 자기 혼자만의 목소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정도 세력이 모아져 흐름이 됐을 때 나가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며 “하나씩 만나면서 ‘나 어떠냐’ 하는 중이다. 이 의원은 이미 대선을 거쳐 그것이 다 메이드 된(만들어진) 상태고, 97들은 처음부터 시작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또 ‘어대명’ 분위기에 대해서는 “‘새로운 민주당으로 가자’ 등 흐름만 바뀌면 얼마든지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병원 “이재명, 선동열이 매일 선발 나서면 끔찍한 결과로 이어져”

97그룹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의 출마가 점쳐지는 데 대해 “선동열 투수가 매일 선발투수가 된다면 구단과 투수, 구단을 응원하는 많은 팬들에게도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유했다.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 모두 나섰던 이 의원을 선동열 전 감독으로 비유해 ‘혹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우리에겐 대선과 지선 패배를 좀 더 제3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평가하고, 우리가 뭐가 부족했는지 평가할 때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에 대해서는 “정 의원께서 특정인만을 위해 논리와 비약과 근거 없는 말로 무조건 옹호하는 계파의 대표처럼 비춰지길 원치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절대다수 의원과 원로들까지 나서서 ‘이런 식의 전대가 돼선 계파싸움으로 비치고, 국민의 신뢰를 더 잃을 것(이라고 한다)’”며 “전제는 대선, 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자들이 물러서서 제대로 성찰하고 당을 재건하자는 거지, 아무나 나오지 말라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정 의원이) ‘가장 센 사람이 나와 당권을 잡으면 안 되냐’고 하는데 우린 민주정당”이라며 “약육강식 시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강 의원은 본인 외의 다수 97그룹이 출마를 고심하는 데 대해 “적어도 97세대가 이렇게 경쟁하지만, 마지막에는 (단일화) 그런 것들도 염두에 둔 큰 행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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