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불법행위 뿌리뽑는다…월례비 강요 ‘면허 정지’
건설현장 불법행위 뿌리뽑는다…월례비 강요 ‘면허 정지’
  • 김종열 기자
  • 승인 2023.02.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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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 발표
근로자 보호조치 포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제휴=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제휴=뉴스1

[에브리뉴스=김종열 기자]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요구하는 기사에게 면허 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법 개정을 추진해 최대 면허 취소까지 가능하도록 처벌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국토교통부가 21일 법무부·고용노동부·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함께 마련한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국조실과 국토부 중심으로 공조를 강화해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수사·단속하기로 했다.

국토부의 실태조사 결과, 현재까지 총 438명이 월례비를 받았으며 상위 20%(88명)가 평균 9500만원을 수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수취한 1인은 총 2억 2000만원(월 평균 약 1700만원)의 월례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건설현장의 조직적 불법행위에 대해 고강도 단속 및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기준 총 400건 1648명을 수사해 63명을 송치(구속 20명)했고 1535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고 있다.

고용부는 오는 3~4월 건설현장 노사관계 불법행위와 채용강요에 대한 집중 지도·점검을 진행하고 직권조사를 강화해 불법행위에 엄중 대응하기로 했다.

불법행위 신고 현장에 대한 점검뿐 아니라 관내의 주요 현장에 대한 상시 점검도 할 계획이다. 또 민·관 합동으로 현장관계자를 대상으로 불법행위 대응 요령을 교육하고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불법행위 발생 여부를 점검한다.

공공기관은 조직 내 전담팀을 설치, 민·형사상 조치를 통해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과 부당이익 환수 등 선례도 마련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이달 중 추진한다.

각 공공기관에 현장 내 불법행위 조사·보고 의무를 부여하고 1월 시행한 공공발주현장 실태조사도 정례화해 소관 건설현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유관 협회도 협회 내에 익명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법률자문을 하는 등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회원사를 지원하도록 했다.

협회, 회원사 대신 고발 대행…불법·부당 행위 즉시 처벌

노조의 보복을 우려해 신고에 소극적인 회원사의 경우에는 협회가 회원사를 대신해 고발을 대행할 계획이다.

원도급사와 감리자 등에게 불법행위 예방·근절을 위한 관리책임을 부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원도급사가 소관 현장 내 하도급사의 피해에 대해 직접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또 원도급사와 감리자에게 불법행위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특히 타워 크레인 등 원도급사가 직접 계약하는 건설기계는 표준시방서 등을 통해 원도급사에게 엄격한 관리책임을 부여한다.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유형별로 대응하기로 했다. 채용강요, 협박 등에 의한 노조 전임비 및 월례비 수취 등은 형법 상 강요·협박·공갈죄를 적용해 즉시 처벌한다.

기계장비로 공사현장을 점거하하면 형법상 업무방해죄(5년 이하 또는 1500만원 이하) 등을 적용하고 위법한 쟁의 행위는 노동조합법을 적용해 즉시 처벌(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한다. 가벼운 규제 위반 또는 단순 반복 신고는 유선지도 등을 통해 자발적 시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월례비를 주지 않을 때 발생하는 태업(소위 준법투쟁)의 경우에는 관련 안전규정이 산업 재해의 예방이라는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정비한다. 월례비 강요, 기계장비 공사 점거 등의 행위가 적발되면 사업자 등록 또는 면허 취소 등 제재 처분을 내린다. 입법을 통한 보완 조치도 제재·처벌과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가기술자격법 상의 성실·품위유지 의무 규정을 적용해 부당금품을 수수하는 등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면 건설기계 조종사의 면허를 정지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이번 대책 발표 이후에도 월례비 강요 등 부당금품을 수수하면 해당 조종사에 대한 면허 정지 처분에 착수한다. 불법행위 최초 신고자에게는 신고포상금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외국인 근로자 관련 규제도 완화된다. 외국인 불법채용에 대한 고용제한 처분의 악용 소지를 줄이고 현장의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한 조치다. 외국인 불법채용 적발 시 사업주에 외국인 고용제한 1~3년을 부과하던 것을 완화하고 사업주 전체 사업장 고용제한 처분도 사업장 단위로 변경한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건설현장 모습. 사진제휴=뉴스1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건설현장 모습. 사진제휴=뉴스1

건설근로자 보호조치 추진·임금체불 방지

현장에 만연한 불법하도급으로부터 건설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추진된다.

공정건설지원센터에 접수된 신고에 대한 신고 포상금제 실시로 신고를 독려하고 불법하도급 의심 현장(건설산업정보원 조기경보 알람건 등)에 대한 상시 현장 조사를 한다. 이를 위해 불법하도급 조기경보 알람 시스템의 선별 기준·요건 등을 개선하고 적발률과 행정처분율을 제고하는 등 단속 체계를 고도화한다.

공사대금 연체 문제를 해결해 임금체불도 방지한다. 조달청의 대금지급 시스템을 개선해 지급기일 내 노무비 등 지연지급 시 지급기일의 도래 이전에 대금지급 담당자에게 자동 통보해 기한 내에 지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전자카드제와 대금지급시스템의 연계를 확대한다.

화장실, 휴게실 등 건설현장의 편의시설 확충하는 등 건설근로자의 근무환경도 개선한다. 화장실은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근로자 수(남성근로자 30명당 1개·여성근로자 20명당 1개 이상)를 바탕으로 한 설치 기준을 마련한다. 

정부는 추가로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각 소관 부처에서 상반기 내 발의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현 정부 3대 개혁 과제 중의 하나인 노동개혁의 실현을 위해 건설현장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끝까지 범정부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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