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공청회, '고성, 반말, 조롱' 주민 항의에 '파행'
행복주택 공청회, '고성, 반말, 조롱' 주민 항의에 '파행'
  • 우종한 기자
  • 승인 2013.06.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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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부터 주민 설명회, 곳곳서 마찰 빚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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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우종한 기자]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행복주택 주민공청회가 개시 5분여 만에 주민들의 항의로 중단되며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구잔역 앞으로 와서 살아보십시오. 왜 주민이 싫어하는 것을 하려 합니까?”
“그걸 설명하는 자리입니다.”  
 
12일 오후 2시 경기 안양시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행복주택 공청회에는 서울시 양천구 목동, 노원구 공릉동, 경기 안산시 등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된 지역에 사는 주민 70여명이 몰려와 주최 측과 긴 실랑이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시위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공청회장에 설치하고,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는 단상 위 스크린을 물리력을 동원해 가리는 등 행사 진행을 막았다. 주민들의 이 같은 방해로 공청회는 2시간으로 예정된 예상 소요 시간을 훌쩍 넘긴 5시 20분에야 종료됐다. 그마저도 주민대표는 빠진 반쪽 공청회였다. 주민들은 방청석에서 항의했지만 정식 토론에는 주민대표를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청회 토론 패널로 참석한 이명섭 국토교통부 공동택지기획과장은 “직접 연락을 통해 주민대표께 요청드렸으나 참석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신정호 목동 주민 비대위 위원장은 “공청회에 주민대표 패널로 참석해줄 것을 요청받았지만, 주민들의 찬반 여부가 아닌 소음, 방진, 악취 등에 대한 내용이었기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불참 배경을 밝혔다. 이어서 신 위원장은 “국토부와 LH공사는 마치 주민들이 공청회를 도망친 것처럼 왜곡하지 말라”고 말했다.
 
허선혜 목동 주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부위원장은 “LH공사는 주민들에게 주최 측이 그린 청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겠지만, 주민에게 맞지 않는 청사진이다”고 지적하며 “다시 문제를 파악해 주민들에게 그림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격렬한 항의 후 오후 4시 10분 경 공청회 자체를 거부하며 장소를 빠져나갔다. 결국 공청회 장소에는 LH공사 관계자와 방청객, 토론 패널만이 자리한 채 그대로 진행됐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는 주민들의 반대 입장에 대해 “(주민들도)평생 일해 어렵게 집을 마련한 만큼 불안한 마음이겠지만 주거지가 불안정한 청년들 역시 절박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 대표의 발언이 진행되는 도중 퇴장했던 주민들이 다시 들어와 잠시 권 대표와 입장 차에 대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명섭 과장은 “사업 찬반문제 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의견을 듣는 자리였는데, 주민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만 하고 가버렸다”며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또한 “주민들이 교통체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규모증대를 불러오는 목동 재건축 추진은 이미 진행중이면서 그보다 작은 규모인 2800세대 행복주택에 대해선 반대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2030세대들이 처한 저임금 등 사회 문제가 높은 주거비로 연결되며 미래를 포기하게 만든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국가적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LH공사는 13일부터 행복주택 시범지 7곳을 돌며 주민설명회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시범지 인근 주민들 역시 항의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돼 더 큰 파행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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