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회, 다양한 형태의 가족, ‘생활동반자법’
다양한 사회, 다양한 형태의 가족, ‘생활동반자법’
  • 김찬희 기자
  • 승인 2019.11.27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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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찬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아직 이르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 이후 SNS등지에는 동성혼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게 이루어졌고 ‘생활동반자법’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국민 질의에 답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사진제휴=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국민 질의에 답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사진제휴=뉴스1

‘생활동반자에 관한 법률안’은 혈연과 혼인 관계를 뛰어넘어 개인과 개인 사이에 이뤄지는, 나와 함께 사는 사람을 동반자로 지정해 공동생활을 둘러싼 법적 권리를 나누는 법이다. 동반자는 배우자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 책임을 가지며 서로의 재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거나 사회보장, 세금혜택, 국민건강보호법, 소득세법, 의료법 등에서 서로에 대한 법적 권리를 갖게 된다.

이 법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시민연대계약 팍스(PACS)제도가 있고, 미국은 지역 파트너십 제도, 독일에는 생활동반자 관계 법이 있다. 프랑스는 PACS제도로 2017년에 무려 20만쌍이나 계약했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4년에 진선미 의원이 ‘생활동반자법’ 발의를 여러번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생활동반자법’ 발의가 무산된 이유는 종교계의 ‘동성애 부부를 합법화 한다’라는 의견이 가장 컸다. 하지만 이 법은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려는 시도보다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꼭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한다.

결혼이 더이상 사회적 의무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 되어 비혼인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비혈연 공동체가 늘어나고 있다. 더이상 직계가족만을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나와 생활을 함께하는 사람, 직계가족은 아니지만 친밀도가 아주 높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가족으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다양성은 현대 가족의 큰 지표가 되었다.

하지만 수술 동의 등 의료 행위에서는 아직도 직계 가족만이 법정 대리인 역할을 행할 수 있다. 학대나 방임 등으로 직계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된 경우에는 의료 행위에 많은 제약이 있다. 주택제도나 각종 대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여러 대출이나 주택 제도를 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신혼 부부를 위한 법들이 많다. 보험제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은 서로의 보험의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지난 17일, KBS2 ‘거리의 만찬’에는 18명의 보육원 출신의 사람들을 다룬 ‘열여덟 어른’편이 방송되었다. 해당 방송에서는 보호 종료가 된 보육원 친구가 자살, 시신인수 과정에서 화장 봉안은 직계 가족만 가능한 법안에 따라 친구를 무연고 공동묘지에 묻을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공개되었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은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 자매 등 직계가족만을 연고자로 규정해 연고자에게 장례 권한을 주고 있지만, 얼마 전 4일에 보건복지부에서 무연고사망자의 연고자 기준, 장례처리, 행정절차 등을 명확히 하는 등 무연고사망자 사후관리 체계를 정비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가족구성권연구소 김소형 연구위원은 "유럽 사회를 보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생활동반자법' 등이 나오면서 출생률이 소폭이지만 오른 바 있다”라며, "혼외 가구, 동거 가구 등을 사회의 낙오자로 규정하고 차별하는 문화를 개선해 이들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는 이상 출생률이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혼 1인가구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점차 늘어나는 현대사회에 ’생활동반자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전통적 가치를 해친다’라는 말은 법안 발의가 무산되었을 때 나온 의견이다. 하지만 전통이라는 의미는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닌 각 시대와 문화, 삶이 반영되어있는, ‘항상 변화를 받아들이는 수용체’다. 다양한 가족들이 차별받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곧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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