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가정폭력은 배우자가 이혼·별거를 요구하거나 외도를 의심했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이 가정폭력 신고건 중에 지난해 7월 한 달간 송치한 3195건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가·피해자가 ‘부부이며 동거 중’일 때 폭력이 가장 빈발(81%)하고, 별거 중일 때 상해 이상 중한 피해가 발생하는 비율이 5% 포인트로 다소 높았다.
또 가해자가 폭력 전과가 많을수록 심각 이상의 피해를 입히는 비율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의 발생 원인을 보면 지배 욕구를 가진 가해자로부터 피해자가 벗어나려고 하는 ‘이혼·별거 요구’ 및 지배 관계를 의심하는 ‘외도의심’일 때 흉기사용 상해·폭행 등 심각한 수준의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는 ‘중한 가정폭력은 지배(Power&Control) 욕구를 가진 자로부터 피해자가 벗어나려고 하면서 발생한다’는 미국 분석사례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에서는 이번 분석결과를 활용해 가벼운 수준으로 그친 가정폭력이더라도 원인이 ‘이혼·별거 요구, 외도의심’ 등일 때는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처리 하고 임시조치를 하는 등 단호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정폭력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80%에 이르는데 이는 자녀 양육, 경제적 어려움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이런 점을 고려해 ‘표면적 당사자 진술’에 치우치지 않고 가해자 위험요인·피해자 취약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정보호사건 의견 송치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단체와 협의해 가정폭력 가해자의 재범의지를 강력히 차단할 수 있도록 임시조치 위반 시 처벌수준 상향(현재 과태료)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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