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팀서울’이라는 신생 선거운동본부의 신지예 후보를 위시한 7인의 여성이 “폭력의 밤을 끝내고 평등의 아침으로 가자”는 구호와 함께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시 성평등부시장 후보로 나선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이가현 공동대표는 “2016년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사건을 계기로 한국의 여성 혐오에 저항하는 운동을 시작한 페미니스트 활동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보호가 아니라 평등으로 안전을 만들겠다. 일하는 누구나 부당한 차별과 감시·업무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서울, 가사노동과 돌봄 가치를 인정하는 서울을 만들겠다. (중략)팀서울과 함께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자“는 말과 함께 출마 선언을 했다.
”작은 책방과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류소연 대표도 문화예술부시장 후보로 출마하며 ”예술을 접하고 다른 예술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예술 인프라나 기회는 많으나 높은 주거비용과 생활비, 그에 걸맞지 않은 주거 환경으로 예술가들을 막막하게 만드는 것이 서울이란 도시의 현주소“임을 꼬집으며 ”예술가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서울이 진정한 예술가들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동료, 시민들의 응답 기다리겠다“며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여성안전부시장 후보로 나온 한국젠더연구소 이선희 대표는 “일찍이 소위 ‘몰카범죄’로 불리던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불법 촬영된 동영상이 웹하드에 올려져 상품처럼 거래되는 현장을 추적한 바 있다”며 “그러다가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의 현장이 바로 학교, 직장, 자택 등 우리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임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불법 촬영 범죄가 발생하는 곳이 다름 아닌 지하철 등 대중교통 시설과 공공화장실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공적 개입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서울시에서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공공장소인 지하철과 공공화장실에서 발생하는 불법 촬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여성안심보안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중화장실에서 카메라를 탐지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전시행정에만 바빴다”고 비판하며 “인권의 기본은 안전부터 시작된다. 여성의 안전을 신지예 후보와 저 이선희가 지키겠다. 팀서울이 안전한 서울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대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 성소수자부시장 은하선 후보는 최근 있었던 변희수 하사의 죽음, 안철수 후보가 퀴어 축제에 관해 발언한 것 등을 언급하며 “성소수자들은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어디서도 축하받지 못하고 환영받지 못한다. 그들은 학교, 직장 등에서 언제나 자기 자신을 숨길 것을 강요받는다”고 지적하며 “그런데도 존재를 드러내는 것을 작은 일로 치부할 것인가.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겠다는 것이고 삶을 살아가겠다는 것은 내 존재를 또다시 확장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하지 말라’고 강요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인들은 실제 성소수자들의 삶은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고 한줌 의미 없는 표, 유령 같은 존재로 치부한다”며 “저는 신지예 후보, 팀서울과 함께 서울시를 성소수자들이 두려움 없이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서울시에 사는 성소수자들이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즐겁게 환호할 수 있는 그런 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비치며 발언을 마쳤다.
다섯 번째로 살림경제부시장 공기 후보는 “코로나로 인한 전국민적인 재난 상황에서도 정부와 지자체는 착한 임대인만 찾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임대료를 내며 견뎌야 하는 건 언제나 힘없고 을인 임차 상인들의 몫”이라며 “평범하게 노동해서 먹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진 지금, 사라져가는 우리들의 삶의 자리를 되찾는 서울을, 폭력의 밤을 끝내고 평등의 아침을 맞이하는 서울을 만들고 싶다. 신지예 후보, 팀서울과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다음으로 기후위기생태전환부시장 소란 후보는 “우리의 지구에 시간이 없다. 기후 문제가 심각한데, 지금 서울은 마치 기후위기는 다른 나라의 일, 다른 행성 일인 양 무관심하다”며 “기후위기에는 나중이 없다. 편하게 숨을 쉬는 서울, 서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생명으로 순환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여섯 명의 부시장후보들과 함께 “폭력의 밤을 끝내고 평등의 아침을 열자”고 선언하는 무소속 신지예 후보의 발언 순서가 되었다. 신 후보는 “서울시민 여러분, 지금 서울은 긴 폭력의 밤을 보내고 있다. 너무나도 많은 서울시민들이 존엄한 권리를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지금 이 선거가 왜 치러지는가. 재보궐선거가 왜 열렸는가. 우리는 지금 한국 정치 역사상 유례없는 재보궐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박원순, 오거돈 시장의 성폭력으로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기막힌 상황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 여당 민주당에게서 반성의 기미는 찾기 어렵다”며 “문제가 있는 걸 인지해도 답이 없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민 유권자들은 투표권은 있되 선거권은 없게 된 꼴”이라 지적했다.
신 후보는 “우리는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기억한다. 우리는 영하의 추위에 밤샘 노동을 하다 죽어간 여성 배송노동자의 고통과 죽음을 기억한다. 사회적 돌봄에서 소외되어 가정폭력에 희생된 아이들의 죽음을 기억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온몸으로 돌파하려 했던 변희수 하사의 일상과 그리고 그를 압도했던 폭력을 기억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찾길 바랐다. 다른 선택지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랐다. 박원순 시장 이후로 조금 더 나은 2021년다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모습을 희망했다. (중략)그러나 이번 재보궐선거는 10년 전 그때 그 사람들이 판치는 선거가 되었다”고 평했다.
거기에 더해 “민주주의, 민주주의, 민주주의 뇌까리지만 그들의 민주주의에 시민의 자리는 없다. 그들끼리의 민주주의다. 이제 우리는 결별해야 한다. 거짓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들의, 시민들의 고통에 기생해온 기득권 세력과 이제는 결별할 때”라며 신 후보는 “이번 선거는 눈부시게 평등한 대한민국을 여는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가 서로의 용기가 되자. 서울에 우리 모두의 자리를 만들어내자. 내가 변희수 하사다. 내가 김용균 노동자다. 내가 박원순 피해자다.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공포와 두려움의 밤을 뒤로 하고 함께 일어나자. 눈부신 아침을, 평등한 시대를 열어젖히자.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로 향하자. 가난 때문에, 폭력 때문에, 차별 때문에 죽지 않는 시대는 더 이상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당장 이뤄질 현실이다. 평등의 아침으로 가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7명의 발언 시간이 모두 끝나자 사회자 또한 ”4·7 재보궐선거에서 팀서울의 팀원으로 여러분도 함께 해달라“ 청하며 현수막을 펼쳐 사진 촬영 시간을 가진 뒤 구호를 외치며 출마 선언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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