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권력에 줄 서는 자와 원칙 지키는 자의 대결”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게 예상되는 가운데,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정미경·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여러 최고위원 분들의 사퇴 의사를 존중하며 하루라도 빠른 당의 수습이 필요하다는데 저도 뜻을 같이한다”며 비대위 전환을 예고했다.
지도부 중에서도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사퇴했으며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서라면 책임을 지고 어떤 역할이라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 7인으로 구성된 가운데 3명이 사퇴했고, 성 정책위의장도 사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4명의 사퇴가 점쳐지고 있다. 사실상 최고위원회 의결 정족수인 과반 이상이 물러나는 셈으로, 최고위 기능이 상실된다. 당규상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 셈이다.
친이준석계 “비대위 구성, 이준석 징계에 ‘제명’ 효과 가져올 것”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1일 공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를 문제 삼았고,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의 입장을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준석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사실 비대위로 가기 어렵다”며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 대표, 또는 권한대행이다. 직무대행인 권성동 원내대표에게는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법원에서 보면 비대위로 가는 게 꼼수로 보일 수 있다. (비대위 구성이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이 아닌 제명의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가 법적 대응을 해버리면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돼서, 이 대표가 다시 당 대표로 돌아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처음엔 설마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징계가) 이 대표를 내쫓으려 하는 거였구나, 그게 다 드러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어떤 세력이 힘으로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걸 다 느끼고 있고, 보고 있지 않나”며 “지금 윤핵관이라 불리는 분들이 그렇게 하시는 것 같다”고 겨냥했다.
이날 김용태 최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대위 체제에 대해 “여당에 비대위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가 단순히 ‘내부총질’ 문자 공개때문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결국 권력에 줄 서는 자와 원칙을 지키는 자의 대결이라 생각된다”고 봤다.
특히 대통령실을 겨냥해 “대통령께선 늘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자꾸 대통령실 의중을 찾는지 잘 모르겠다”며 “정무수석실에서 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의 사퇴를 설득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면 정무수석부터 시작해 다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무수석실에서 왜 여당 최고위원들한테 사퇴를 종용하고 설득하나”며 “대통령께서 당무에 개입 안 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입장 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촉구했다. 그는 “직무대행직을 내려놓겠다는 말씀 하셨는데 이건 말이 안 된다”며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하는 건데 원내대표는 유지하고 당 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예를 들어 대통령 사고 상황에 국무총리가 ‘저는 국무총리직은 유지하고 직무대행은 안 하겠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겟나”며 “권 원내대표도 사퇴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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