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시즌 최종 4인의 대선후보는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의 네 사람이었다. 이중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수장이 된 원희룡 장관을 제외한 두 사람이 최근 화두에 올랐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한동안 중앙정치에서 볼 수 없을 거라 여겨졌던 인물들이다. 홍 시장은 지방선거 시즌에 돌입한 순간부터 ‘하방’이라며 중앙정치에서 한 걸음 물러설 것이라 시사했으며, 유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 낙선한 후 정계 은퇴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두 사람이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한 차례 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나온 ‘그 XX’ 의혹이다. 당시 논란에 대해 홍 시장은 “정면돌파하라”는 조언을, 유 전 의원은 “정직하지 않으면 어떻게 신뢰하나”는 지적을 했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바뀌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30일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침묵하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홍 시장은 이후 유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통틀어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4일 “아직도 그들은 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와 연탄가스 정치를 한다. 출처 불명의 개혁보수 타령이나 하면서 지겹도록 달려든다”며 “이제 그만해라. 보수는 정통 보수주의뿐”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홍 시장의 발언이 같은 TK 출신의 대권주자였던 유 전 의원을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놓기도 한다. 같은 주제로 비판을 했으면서도 견제대상이 나타나자 총구의 대상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 XX’ 논란에 대한 여당의 ‘잘못 들린 것’이라는 주장이 신뢰를 얻지 못하듯 홍 시장의 조언에 대한 진정성도 신뢰를 잃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오늘날 정치 세태에서 대중이 원하는 것은 때리는 시어머니일까, 말리는 시누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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