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카드’ 꺼내든 朴대통령, NLL로 촛불정국 정면돌파?
‘김기춘 카드’ 꺼내든 朴대통령, NLL로 촛불정국 정면돌파?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8.0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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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휴가마친 朴대통령, ‘참모진 개편’ 등 세 가지 승부수…관전포인트는

▲ 박근혜 대통령@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예사롭지 않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의 잇따른 승부수에 여야를 막론하고 여의도 정가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식’ 깜짝 승부수다.

휴가 복귀 첫날인 5일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을 새 비서실장에 임명한 박 대통령은 6일 새누리당이 국정원(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태의 물타기로 사용한 NLL(서해 북방한계선) 이슈를 꺼낸 데 이어 여야에 ‘5자 회담’을 제안했다.

전격적이다. 휴가 복귀 이틀 만에 국정원 정국을 뒤흔들 세 가지(참모진 개편·NLL 이슈 거론·5자 회담 제안) 승부수를 잇달아 던짐에 따라 청와대가 국정주도권을 쥐고 난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참가 인원이 3만 명을 넘어서면서 촛불항쟁으로 번질 타이밍에 박 대통령이 국면전환용 카드를 던지자 이날 여의도 정가에는 긴장감과 더불어 ‘다목적 카드’인 청와대의 승부수에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 감지됐다.

국가정보기관의 전방위 선거개입 파문에도 불구, 60%대의 국정지지율로 ‘안정기’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세 가지 승부수로 국정주도권을 더욱 강하게 쥐게 될지 아니면 자충수가 될지, 8월 정국의 관전 포인트 지점이다.

승부수 던진 朴대통령, 野 힘빼기…하지만 곳곳에 위험징후 포착

실제 전날(5일) 발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취임 23주차 국정지지율은 전주와 동일한 62.4%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7.4%로 전주 대비 1.3%P 상승했다.

5월 다섯째 주 55.4%의 국정지지율을 기록한 박 대통령은 이후 6월 첫째 주 61.5%를 시작으로, ‘63.2%(6월 둘째 주)→60.8%(7월 둘째 주)→62.4%(7월 넷째 주)’ 등 안정된 지지율 추세를 보였다. <리얼미터>주간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리얼미터> 측은 박 대통령의 주간 지지율과 관련해 “휴가 사진이 공개된 주 초반에는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주 후반 국정조사 파행과 민주당의 장외투쟁 선언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대목이다. 애초 새누리당 내부에선 시민사회 시국회의 측의 범국민촛불집회에 민주당이 전면적으로 결합하더라도 그 불길이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집회 때처럼 치솟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반(反) 박근혜 진영이 25%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70%에 육박한 2008년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국정원 정국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이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8월 정국의 관전 포인트다.

‘김기춘 신임 법무부 장관 등 참모진 개편(5일 오전 10시 20분)→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태 관련 발언(6일 오전)→여야 5자회담 제안 발표(6일 오후)’ 이틀간 박 대통령이 던진 승부수 시점이다.

 

▲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김기춘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Newsis

청와대 측은 당초 전날(5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국정원 국정조사 기관보고 직후(10시 20분) 참모진 개편안 발표를 시작으로, 민주당이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에 당력을 총집중하기로 한 이날 느닷없이 사초 증발 사태를 질타한 데 이어 오후엔 여야 5자회담까지 제안했다.

국정원 사태 물타기 전략으로 국정주도권을 쥔 청와대 측이 향후 국정운영 시그널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유신헌법 초안 작성자이자 14대 대선 당시 불법선거운동 사태 중심에 선 초원복집 사건 주도자인 ‘7인회 멤버’ 김 전 장관을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하면서 사실상 친박(親朴) 친정체제 강화에 나선 박 대통령이 이를 고리로 정부여당에는 ‘당·청’ 관계의 주도권이, 야당에는 정국주도권이 각각 청와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또한 앞서 새누리당이 국정원 정국 물타기 전략에 ‘재미’를 본 NLL 이슈를 박 대통령이 던짐으로써 정부여당이 제기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에 힘을 실어준 꼴이 돼버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시작 전 발언에서 사초(史草) 실종과 관련, “중요한 사초가 증발한 전대미문의 일은 국기를 흔들고 역사를 지우는 일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이날 오전 새누리당 내부에서 ‘김기춘 카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자 오후에 여야 5자회담을 전격 제안하면서 ‘당·청’ 관계의 주도권이 어느 쪽에 우위에 있는지 확실히 보여줬다.

실제 지난해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활동한 핵심 인사는 이날 <에브리뉴스>와 통화에서 ‘김기춘 카드’와 관련, “지금 상황에서 (박 대통령 국정운영에) 어떠한 말도 하기 싫다”고 잘라 말했고, TK 한 의원도 “당 내부에선 (김기춘 카드에 대해) 알지 못했다. 나도 물론 몰랐다”고 전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와 관련, “민주주의를 훼손했던 당사자가 나섰으니, 야당 입장에선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라고 김기춘 카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청와대는 반나절 만에 5자회담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앞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단독회담 제안,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3자회담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청와대가 5자회담을 역제안하면서 ‘새누리당 내부 길들이기’와 ‘야권 힘빼기’라는 두 마리 토끼잡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특히 민주당이 이날 당내 강경파의 반대에도 불구, ‘원·판·김·세(원세훈 전 국정원장·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권영세 주중대사)’ 중 ‘원·판’에 대해서만 증인출석을 담보하는 여야 잠정합의안을 추인하면서 국정원 주도권을 잃을 처지에 놓은 터라 박 대통령의 5자 회담 역제안으로 야권 힘빼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외투쟁 첫날부터 박 대통령에게 “의전과 형식 없이 만나자”며 단독회담을 제안한 민주당으로선 박 대통령의 5자 회담 역제안을 거부할 명분도 실익도 없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도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당·청 관계에 대한 불만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고 비(非)박인 이재오·정몽준 의원 등이 반대 깃발을 꽂으면서 전면전을 선언할 경우 친박 친정체제 구축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또한 야권의 전략부재로 박근혜 정부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오는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10만 촛불대행진’에서 반(反) 박근혜 흐름이 확인된다면, 국정원 사태 물타기 전략에 나선 박근혜 정부의 위기론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길들이기와 야권 힘빼기’에 나선 박근혜 정부의 승부수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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