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종원 기자] “대선 완주한다”고 강조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돌연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즉 구체적 종식과 국민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며 국민의힘에 러브콜을 보냈다.

안 후보는 이날 후보 등록 이후 기자회견을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하고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단일화는 누가 되는것 이전에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가 중요하다”며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야권후보 단일화는 미래로 가기 위한 연대고 연합이어야 한다”면서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 비전을 모두 담아내야만 하고 그 결과는 압도적 승리로 귀결돼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혹시나 X, 역시나 했는데 역시나”…냉소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다만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좀 고민해 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국민의힘은 외려 안 후보에 대해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사실상의 지지선언을 요구한 셈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민경선 방식에 대해 “정권교체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안 대표가 제안한 국민경선 방식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 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혹시나 했ㄴ더니 역시나 하는 게 아니라,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조롱했다.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 조형물도 함께 올렸다.

이어 안 후보의 기자회견 영상을 공유하며 “매일 네이버 켜고 자기 이름만 검색하고 계시니 세상이 본인 중심으로 돌고, 단일화 이야기만 하는 걸로 보이는 것”이라며 “토론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기회 15초 나눠주는 것도 대단한 인심 쓰듯 하는 사람과 뭘 공유하냐”고 조롱했다.

이 대표가 안 후보를 비판한 것은 대선기간 내내 이어진 일이다. 당내에서 단일화 필요성이 수차례 제기되었음에도 이 대표는 시종일관 비판적 자세를 견지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에 대해 “선거를 완주할 상황이 아닌 걸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날 이 대표는 “후보 등록하고 공식선거운동이 15일부터 시작되면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움직임이 없다”며 “저는 그 전에 (안 후보의) 판단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예측한 바 있다.

국민의당 “경선 안 받으면 가던 길 간다”

국민의당은 국민경선 방식이 아니면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1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 없이 안철수 이름으로 정권교체한다고 계속해서 완주 의사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직 국회의장이나 안 후보를 지지했던 임명진 목사 같은 분들이 단일화 촉구성명을 내 후보등록 시점에서 이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단일화 프레임에 더 갇힐 가능성이 높겠다 싶어서, 정면돌파에 나서 선제적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결코 출구전략이 아니다”며 “국민의힘이 응하면 모든 것을 국민의 판단에 맡겨 단일화 결론을 내고, 거부하면 그냥 완주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국민경선 방식도 “지난번 서울시장 단일후보 경선 때도 그쪽(국민의힘)에서 원하던 방식을 저희가 수용해서, 안 후보가 오세훈 후보한테 졌다”며 “안 후보가 진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후보 단일화를 묻는 여론조사 방식은 무선전화 100%, 경쟁력 50%, 적합도 50%를 합산한 최종 결과 발표 방식이었다.
 

김종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