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간의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다.
시발점이 된 것은 이 대표의 27일 SNS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빗댔다.
문자파동 이후 나온 게시물인 만큼 이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윤핵관’을 향한 비판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이 의원은 자신의 SNS에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양천대소할 일”이라고 이 대표를 비난했다. ‘지구를 떠나겠다’는 발언은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전인 지난해 3월 한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 되면 지구 떠야지’라는 발언을 끄집어낸 것이다.
이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그간 고생하셨는데 덜 유명해서 조급하신 것 같다”며 “오늘 국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 하나를 더 알게 된 것 같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이 의원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웃음밖에 안 나온다”고 받아쳤다. 그는 “그건 그분(이 대표) 생각일 뿐”이라며 “저는 어떤 사람들처럼 관종도 아니고 이름을 알리기 위한 행태를 보이는 사람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양측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중앙당 윤리위원회는 ‘이 대표 징계 배후에 윤핵관이 있다’는 해석에 대해 “악의적 정치적 프레임 씌우기”라며 반박 입장문을 냈다.
한편, 당내에서는 아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가 문자 유출사태, 사적채용 의혹 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전임 대표와의 마찰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대위 전환 권한은 당 대표 또는 권한대행이 비대위전환 결정 권한이 있으며, 직무대행에게는 권한이 없다고 하고 있어 당내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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