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영상을 최초 보도한 MBC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MBC를 겨냥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보도는 언론의 기본이고 윤리”라며 “이번 순방보도에서 최초로 대통령에게 비속어 프레임을 씌운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은 걸로 판단된다”고 했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언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막 없이 들을 때 단어가 매우 부정확하게 전달돼서 전문가조차 어떤 말인지 확정짓지 못하고 있고, 발언 내용이 그게 아니라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며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해당 영상 송고 사실을 파악한 뒤 정확한 워딩을 확인하기 전까진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상태였다”고 했다.

또 “MBC의 최초 보도처럼 미국을 지칭하는 말이었다면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더 철저한 사실확인이 필요한데, 이를 생략하고 자의적인 자막을 입혀 보도했다”며 “MBC에 대해서는 항의방문, 경위 해명 요구 등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더불어민주당과 MBC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MBC가 이걸 입수한 시간, 방송한 시간이 있는데 그 전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걸 다 알고 있었다”고 했다. 방송 보도 이전에 야당 정치인에게 해당 발언이 흘러들어간 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 앞에서 MBC를 고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허위 방송한 MBC 박성제 사장, 편집자, 해당 기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했다.

또 언론 문제? 정진석 문자 내용 노출 때도 언론 겨냥

국민의힘이 언론을 겨냥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의 문자내용이 언론에 유출됐을 때도 국민의힘은 “응분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당시 문자내용 유출은 국회에서 일어난 일로, 정 위원장이 보던 휴대폰 화면이 사진기자에 의해 찍히고 언론에 공개된 것이다.

국회 사진기자단은 21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이 특정 언론사 사진기자의 실명을 거론하고 관련 법규까지 예시하며 응분의 조치를 하곘다고 한 것은 언론과 기자에 대한 겁박과 다르지 않으며, 언론의 취재활동을 위축시키고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성이 필요한 것은 언론이 아니라 국민의힘과 정진석 비대위원장”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본인은 이날 오전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적반하장식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한 협박정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윤 대통령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 스스로 논란이 된 발언을 솔직하게 해명하고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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