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
[에브리뉴스=기자] 지난 1일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노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이 대표가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소환 통보된 것으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국회 본회의 중 휴대폰을 보다 문자메시지를 노출했다.
문자메시지의 발신 시각은 이날 오전 11시10분이며, 이 대표가 메시지를 확인한 시간은 오후 3시께였다. 문자의 전송시간과 확인시간 차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문자메시지를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일례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일 오후 CBS라디오에 출연해 “개인적 문제로 처리해야 할 것을 앞으로 당이 나서 사법적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사법의 평범한 일상을 전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자 공개를 통해 이 대표의 출석요구서에 당이 나서도록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에 대한 브리핑에 나선 것은 이날 오후 3시40분께다.
문자메시지 내용 유출을 고의라고 해석하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숱하게 문자메시지나 메모 등을 유출함으로써 자신의 심중을 언론에 노출한 사례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 문자·메모 노출한 정치인들

대표적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있다. 그는 2015년 1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메모장을 노출한 바 있다. 메모는 ‘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는 박근혜 정부 때로,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이 있었을 때인데 유출 배후로 K(김무성), Y(유승민)가 거론되자 이에 대해 반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자메시지 노출 중 유명한 사건으로는 2016년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사례가 있다. 당시 박 전 원장은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였고 이 전 대표는 당 대표의 신분이었다. 박 전 원장은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박근혜 정부의 비서’라는 취지의 비난을 가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표현을 자제해달라며 “충성충성충성, 장관님 사랑합니다 충성”이라고 말했고, 이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 당 대표의 ‘충성’ 메시지에 새누리당은 한 차례 곤혹을 치렀고, 김진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현 강원도지사)은 “망신줘서 대표직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술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체리따봉’ 역풍 부르기도

당내 법정 공방까지 부른 사건도 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내부총질’ 문자메시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겸할 때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메시지를 노출한 사건으로, 일각에서는 문자에 포함된 이모티콘을 빗대 ‘체리따봉’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문자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 등의 문자를 권 원내대표에게 보냈다. 이에 권 원내대표도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장했다.
해당 문자메시지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간의 직접 갈등을 촉발했다. 성상납 의혹 등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고 잠행을 이어가던 이 전 대표가 직접 당에 반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문자 유출 사태 이후 국민의힘은 권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접고 주호영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되면서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문자메시지 한 통이 현재까지 1개월 넘게 여당을 흔드는 셈이다.
문자 유출 당시는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 때로, 일각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 당내 입지를 단단히 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문자의 후폭풍이 계속되면서 실수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인 의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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