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정부를 풍자한 고등학생의 그림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다시금 회자됐다. 국정감사 2일차인 이날 여야는 이 그림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논란이 된 것은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이다. 공모전에서 윤석열 정부를 풍자한 고등학생의 작품 ‘윤석열차’가 금상을 받았는데, 이에 문체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이다.

5일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웹툰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 작품을 두고 긴급하게 협박성 보도자료를 두 차례 낸다는 작금의 현실이 어처구니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다시 떠오른다. 그때는 밀실에서 이뤄져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번엔 아예 공개적으로 예술인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예술인들에게 경고한 문체부에 더 엄중히 경고한다”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지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을 거론하며 “국가기관 등은 예술을 검열해선 안 되며, 예술인들이 합리적 이유 없이 예술 지원사업의 결정에서 차별받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풍자화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게 아니라 대통령 심기를 거스른 것”이라며 “대통령 심기를 보좌하기 위해 검열하겠다는 거냐”고 꼬집었다.

이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순수한 예술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진행돼야 할 공모전이 ‘정치오염예술 공모전’으로 변질된 게 잘못”이라며 “윤 정부는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삼은 건 작품이 아니라 순수한 미술적 감수성으로 명성을 쌓은 중고생 만화공모전을 정치오염 공모전으로 만든 만화진흥원”이라고 덧붙였다.

여권에서는 야권의 파상공세로부터 문체부 지원에 나섰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창작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면서도 “교육적 측면에서 당초 생각했던 정치적 소재 등을 제외한 건 오히려 바람직하다. 이 문제를 자꾸 블랙리스트라고 침소봉대하고 과도한 프레임을 거는 것은 정치적 공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안정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